1억원을 놓았을 때 행복했다
1억이라는 돈이 얼마나 큰 금액인지 사실 원래 돈에 관심이 없던 나는 잘 몰랐다. 신랑과 결혼하고 인삼 농사를 시작한 것도 인삼밭 2천 평정도 농사지으면 평균적으로 지었을때 1억원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1억 원은 총 판매 수익이다. 그래서 시작한 인삼 농사는 우리의 희망이었다.
처음엔 무자본 상태에서 시작했고 빚을 지면서 연 1억원을 낼 수 있다는 희망으로 계속 몇년간 투자했다. 인삼은 다년작물이라서 우리는 3년 인삼을 준비했고, 3년뒤부터 매년 씨를 땅에 뿌리고 4년후 첫 소득을 얻었다.
첫 소득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4년동안 계속 밭을 얻고 인삼을 심으면서 2번째는 700평에 4,000만원, 3번째는 1000평에 6,000만원, 점점 잘 되어 갔다. 시간이 자유롭고 연봉으로 계산할 때 직장인보다 좀 더 높은 정도였다. 희망을 안고 자식을 기르듯이 인삼밭에 붙어 살며 정성을 다해 인삼을 키우고 관리했다.
그러다 구미에 몇 십년 만의 폭설이 (15~20센티 정도)일주일 간격으로 두번 내렸다. 우리는 전혀 대비하지 못했고 몇 개월간 추위에 망가진 밭을 보수하기 시작했다. 자재도 재구매해야 했기에 경제적 희망이 절망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절박할수록 나쁜 일이 연이어 발생한다. 1억원을 조금 더 쉽게 벌 수 있는 길이라고 여기는 사기가 함께 왔다. 로맨스 사기라는 단순하고 순진한 그 사기에 빠졌다.
예멘 주둔 미군 사령관이라고 사칭하면서 계속 전쟁하고 있고 이라크군과 작전에서 승리한 물자를 계산하면 자기 앞으로 500만불이 생긴다고 했다. 한국이 좋아서 전쟁이 끝난 후에 와서 살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돈을 믿을만한 사람한테 맡기고 전쟁후 한국에 들어와서 같이 살자고 수수료도 얼마라도 준다고 했다. 계산해 보니 수수료가 1억원 정도는 될것 같았다. 그래서 그저 맡아주고 숫료 1억원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기에 걸릴 줄이야.
신랑은 사기라고 했지만 나는 그냥 물건만 맡아주면 된다고 우겼다. 결국 사기 당하고 나는 죽을 수 밖에 없는 낭떠러지로 굴러갔다. 숨쉬는 그것 조차 힘들고 지쳤다.
날마다 우울하고 괴롭고 남편과 가족을 볼 면목도 없었다. 그렇다고 3명이나 되는 어린 딸들과 부모님을 놔두고 죽을 수는 없었다. 살아가야 하는데 살 방법이 없고 죽어야 하는데 죽을 수 없는 상황에서 좀비 같은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몇개월 지나서 조금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숨을 쉴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일 죽을 듯이 했던 필사였다. 필사하면서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내 이름으로 된 인생 첫 책을 출간했다.
사실 나는 책을 낼 형편도 아무것도 성공한 것이 없는 인생 실패자일 때 인생 첫 책을 써낸 것이다. 나에게는 희망이 되었고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책을 쓰면서 내면에서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믿음과 나를 사랑하는 힘이 생겼으며 삶을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나는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다.
죽지 못해 살아갔떤 나의 관점을 바꾸고 세상을 바라보니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 생각되었다. 이런 생각의 변화가 스스로 자존감이 세워지면서 쉽게 1억원을 버는 허황된 꿈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쉽게 버는 돈은 희망이 아닌 허망한 욕심임을 깨닫고 이제 1억원 벌기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고 만족하며 순리대로 하나씩 저질러 놓은 것들을 정리해 가면서 차츰 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욕심을 내려놓고 매일 숨을 쉬는 것에 감사하면서 책을 쓴다. 이루어진 꿈을 잘 키워나가고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당장 눈앞에 좋아 보이는 유혹과 욕심을 내려놓으면 다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이 나를 울리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나에게 빛이 비치고 나를 덮었던 어둠은 사라지면서 앞으로 내디딜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