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잃으면 세상을 잃고 자신을 얻으면 세상을 얻는다

성인 시절의 나 글쓰기로 잃어버린 자신을 찾았다

by 김경화

자신을 잃어버린 나는 어떤 일을 해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살아갈 의미가 없었기에 그저 사는 대로 살았고, 그렇게 점점 자신을 잃어갔다. 아무런 꿈도, 아무런 미련도 없이 가슴은 얼어붙었고 삶은 차갑게 변해갔다. 주변엔 친구 한 명 없었다.

삶은 점점 외로움으로 흘러들었고, 나는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그 질문은 결국 부모와 창조주를 향한 원망으로 이어졌다.

차라리 병원에서 삶을 버텨내는 사람들과 내 생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누군가가 대가를 치르고 내 생명을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결혼 적령기가 되어 그냥 결혼을 했다. 지금 돌아보면, 하늘은 그리 무심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당시엔 하늘조차 무심하게 느껴졌다. 결혼 생활도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결혼이 행복할 수 있었을까. 모든 것이 남편 탓인 것 같았고, 점점 육아에 지쳐갔다.

혼자일 때도 지친 삶이었는데, 가족과 자녀까지 돌보는 일은 더 큰 짐이 되었다. 자신을 돌볼 힘조차 없는 나에게 가족은 너무나도 가혹한 무게였다.

몇 번이고 삶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과 아이들을 생각하면 차마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었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죽을 수 없는 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것이고 자녀의 것이었다. 죽을 수 없다면 살아야 했다. 이왕 살아야 한다면,

삶을 바꾸어야 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그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파랑새를 좇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파랑새는 외부에 있지 않았다. 먼 길을 돌아 찾은 파랑새는 결국 내 안에 있었다.

“글을 쓰면 삶이 바뀐다.” 그 한마디에 나는 완전히 꽂혀버렸다.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던 해답이었고, 나는 무조건 써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과연 내 삶을 바꾸었을까? 남의 글이든 내 글이든, 쓸 때는 몰랐지만 지금 책을 쓰고 나서는 확신한다. 오직 글쓰기가 내 삶을 바꾸었다는 것을.

글쓰기는 길을 잃은 나를 내면으로 인도했고, 외부의 파랑새를 좇으며 너덜너덜해진 나를 내 안의 무궁무진한 보석 창고로 데려다주었다.

드디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세상은 여전히 숨막히게 빠르게 돌아가고 있지만,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더 이상 외롭거나 아프지 않다. 나는 무궁한 자신을 볼 수 있는 세상, 살아갈 가치가 있는 세상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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