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문분야는 조울증이다

by 최다함

어제 오늘 내 브런치를 구독하시고 많은 글들에 라이킷을 해주신 구독자님이 있었다. 아직 브런치 작가가 아닌, 처음 어느 시점까지 관심작가가 나 하나뿐인, 구독자님이었다.


브런치 작가가 아직 아니고, 관심작가가 거의 없는 구독자님의 구독과 라이킷 알림이 오면, 설레었다. 혹시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를 심사하는 에디터 분이 아닐까 싶어서.


12번 떨어지고 13번째 10개월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매해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에 응모하고 있다. 올해는 네 작품을 응모했다. 네 작품 모두 당선작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내가 제일 잘 알지만, 올해 브런치북 공모적을 통해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나는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강연 다니는, 작가가 되고 싶다.


나의 구독자님이 네 개의 응모작 브런치북 중 하나의 브런치북의 모든 글에 라이킷을 해 주었다. 그리고 나 혼자뿐이었던 관심작가가 몇 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관심작가의 브런치의 공통 키워드이자 주제는 조울증이었다.


아하. 현재 스코어 나의 글에 관심이 있는 구독자님들은 출판사 에디터는 아니고, 조울증에 관심이 있는 분이구나. 본인과 가족이 조울증일 것이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조울증에 그렇게 관심은 없을 테이지만, 오늘날 조울증 관련자가 정말 많다.


브런치 작가로 책을 출간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개는 전문분야와 커리어가 있다.


나도 전문분야가 있기는 하다. 내가 지나왔던 직업 직장은 아니다. 나의 전문분야는 조울증, 짝사랑, 반백수, 실패, 다문화 가정 등이다.


우선 조울증에서 시작해 볼까 한다. 지금의 나의 출발은 거기서부터 시작하니까.


직장에서는 굳이 나의 조울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직장 동료와 가까이서 지내다 보면 불가피하게 이야기하게 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굳이 비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밝히지 않는다.


원론적으로는 다른 일반 관계에서도 나의 조울증을 굳이 알릴 필요는 없다는 주의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장을 제외하고는 공개해 왔다. 나이의 숫자와 비례한 성취를 이루지 못하고 비루하고 너덜너덜하고 빈털터리인 나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조울증 이력이다. 또 스무 살 시작된 조울증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 나의 성취이자 전문분야이기도 하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브런치 월드에서 작가로 대우받지만, 나 스스로 타인 앞에서 아직은 작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을 뿐, 아직 한 권의 책도 나오지 않았으니까. 글로 생계가 될 만큼 돈을 벌지 못했으니까.


그렇지만 나 스스로는 내가 작가라고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이전부터였다. 브런치 이전에는 블로그에 글을 써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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