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쓸쓸한 하루

07 Dec. 2023

by 최다함

월요일 직장에서 외출을 하여 채용신체검사를 받고 오늘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어제 늦은 밤에 자려는데 검사를 받은 병원에서 문자가 왔다. 간기능 검사와 고지혈증이 '심하여'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심하여'라는 단어에 멘탈이 나갔다. 전 직장을 그만두고 새 직장을 얻을 때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세 식구 먹고살아야 하는데, 아들 요한이 공부 끝날 때까지는 살아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체중이 증가하여 과체중 비만이 오고 시간이 경과하면 고지혈증이 오고 간기능에 문제가 생기는데 말이다. 먹는 것 조절하고, 운동하는 것 밖에 없는데.


어젯밤 잠을 뒤척였다. 오늘 아침에도 걱정 가운데 출근했다. 별것 아닐 수도 있는 것을 알면서도, '심하여' 한 단어에 멘탈이 나갔다.



어르신들 모시고 운행하는데, 1번 2번 4번 어르신을 제시간에 안전하게 차에 모셨다. 그리고 골목을 나오며 큰길에서 달려오는 그랜저 옆구리를 쳤다. 다행히 우리 차 어르신과 앞차 운전자는 무사했고, 앞차 옆구리가 살짝 긁히고, 우리 차 앞범퍼가 나갔다.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다. 다행히 경미한 접촉사고로 끝났지만, 이제 막 입사한 회사와 인연이 없나 내가 알아서 사직서를 내야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앞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지 않으면 그것도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고. 그리고 먹고사니즘 때문에 내 코가 석자고.


앞차는 보험 처리했고, 우리 차 범퍼 나간 것은 이사님이 때우셨다.


장롱면허로 있다가 운전한 지 1년 반 밖에 안 되었는데, 운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첫 사고가 마침.


안전운전이 가장 중요한 직장이라 말기암 통보를 받아도 일하는 동안은 멘탈이 나가면 안 되는데.


아칭 첫 시간을 그렇게 시작하여 하루를 버텼다. 그런 일이 있어도 업무특성상 깨진 멘탈의 유리를 붙이고 하루를 버텨야 한다.


운전이 중요한 회사에서 초장부터 운전 못하는 직원이 되었다. 오늘 사고는 정신을 깜빡 놓친 전적으로 내 실수인데, 다행스럽게도 아무도 한 터럭도 다치지 않았고, 사고 이후에 침착하게 처리를 했다.


운전이라는 게 999번 잘해도 한번 깜빡하면 큰일이다. 운전 잘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위험할 때다.


우리 회사 채용건강검진에는 간기능과 고지혈증은 아무 상관이 없어서, 일과 중 바빠서 추가검진은 받지 않고 해당 분야에 이상 소견이 적힌 진단서를 받아다 냈다. 어차피 먹는 것 조절하고 운동해서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 재검진이 의미가 없는 것이니까.


마음이 쓸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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