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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30. 2023

스트레스가 안되던 같은 일이 스트레스가 되는 날도 있다

나는 이달부터 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주간보호센터에서 모시는 어르신들의 상당수는 치매 어르신이다. 물론 같은 치매라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정도의 차이는 크다. 딱 봐도 치매인 어르신도 있고, 잘 봐야 치매인 어르신도 있다.


나는 조울증 약을 타러 두 주에 한번 병원에 간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퇴사를 하고 집에서 놀다가 가정을 위해 사회복지사로 취업한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시면서, 치매 어르신을 돌보다 내가 다칠 것을 염려하셨다. 딱 한 달이 되어가는데 어제까지는 어르신들이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다. 어제까지는.


오늘은 두세 분 정도의 어르신이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치매 끼가 있으시구나 하고 웃으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되는데, 내가 들어드릴 권한이 없는 요구를 하시며 한말 또 하고 한말 또 하시면, 이게 치매구나 하면서도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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