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네팔에서 한 달 살다 오는 것으로 시작했다. 원래 나의 계획은 네팔 처가방문 한 달 동안 책 한 권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 유명 유튜버가 되어 퇴사하는 것이었다. 그때 난 완전히 번아웃 상태였고, 한 권의 책을 쓰지도 못했고, 네팔의 처가식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다. 낮에도 많은 시간을 처가의 방에 틀어 박혀 자거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면서 보냈다. 물론 아내의 가족과 네팔의 많은 좋은 곳을 여행했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와 다시 버티며 전 회사를 다니다 더 버틸 수가 없었다. 전적으로 내 문제인데 내가 버틸 수가 없었다.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퇴근을 하고, 스마트폰을 끄고,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부산 해운대에 갔다. 그리고 그다음 날 집에 돌아갔다. 그렇게 전 직장을 퇴사했다. 그게 6월이었다.
질병으로 인한 실업급여를 신청하려 했는데 조건이 안 되었다. 국민취업제도 1 유형은 조건이 되었다. 내일배움카드로 국비지원 직업훈련을 받으려 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고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다. 퇴직금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돈 자체만큼 버는 돈이 없다는 것에 소비심리가 위축이 되었고, 놀아서 좋은 만큼 돈이 돌지 않아 힘들었다.
사실 처음부터 실업급여와 국민취업제도의 도움을 알아볼 생각은 아니었다. 어찌 되었든 퇴사했으니 한 권의 베스트셀러 에세이를 써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려고 했다. 그때 역시 나는 완전히 골아 있어서 실제로 의미 있는 글을 쓰지는 못했다.
직업훈련 스케줄이 늘어져 집에서 가까운 곳에 적당한 직장을 찾아야겠다 싶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사회복지사 자리를 알선받았다. 정식 취업은 아니고 3개월 일경험인데, 주 5일 40시간 풀타임이고, 일경험 종료 후 취업 연계이다. 아마 지금 회사에서 계약서 다시 쓰고 계속 일할 가능성이 크다.
작가의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금 나는 작가를 꿈꾸는 사회복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