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아들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구토를 했다. 주 5일이지만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문을 여는 주간보호센터에서 근무하는 나는 어제는 근무하는 토요일이었다. 차량 운행시간에 맞추어 7시 50분에 출근하여 4시 50분에 퇴근한다.퇴근시간에 맞추어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고 택시를 잡아 타고 집으로 가서 아들을 데리고 야간진료 하는 소아과를 향했다. 토요일에는 6시까지 한다고 했는데, 접수는 미리 마감을 한지라 전화를 해보고 길에서 핸들을 틀었다. 365일 10시까지 하는 소아과도 보는 내과가 있었다. 청진기도 대 보지 않고 급성장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다.
나아지지 않았다. 오늘도 먹지 못하고 계속 토했다. 어제 가려다 예약 마감이 된 야간진료 소아과로 갈지 아주대 응급실로 갈지 고민했다. 이럴 때는 진료비는 문제가 아니다. 응급실에 가서 두세 시간 대기해야 할 수도 있는 게 문제다. 반대로 일요일에 문 여는 소아과에 가서 진료 후에도 계속 토하면 문제다. 나도 아내도 마음은 아주대 응급실로 향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고, 아주대 응급실로 왔다.
주말 야간에 경기를 일으켜 아주대 응급실에 왔던 지난 몇 번에 경험에 미루어 응급실까지 들어가는데 대기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오후 2시 정도에 왔는데 그 시간대는 환자가 없는지 많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아들의 케어를 위해서는 아내가 필요하고, 의료진과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내가 필요한데, 한 명의 보호자만 들어갈 수 있었다. 아내가 들어갔다. 네팔인 아내가 한국어 회화는 잘 하지만, 의료진과 아들의 의료적 진단에 대해서 의사소통이어렵다.
아들은 피검사를 하고 수액을 맞았다. 거의 5시간째 수액을 맞고 지금 내가 사다 준 과자를 먹으며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괜찮으면 집에 가는 것이고, 토하면 입원하는 것이다.
나는 밖에서 아내와 아들의 먹을 것을 사다 넣어주고 있다. 내가 들어갈 수는 없지만, 아내가 나오는 유리 자동문쪽으로 나올 수 있다. 아내에게 옥수수수염차 김밥 커피를 아들에게 에이스 과자와 뽀로로 주스를 사다 주었다.
양질의 좋은 글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2024년 올해 글쓰기 목표는 브런치에 1일 1글 쓰기이다. 오늘 같은 날 글을 써도 싶나 싶었다. 매일 글쓰기를 포기하고 좋은 글이 오는 날 글 쓸 환경이 되는 날만 쓸까 싶었다.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글 쓸 시간은 많고. 아들은 응급실 안에서 호전되었다.
글을 쓰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퇴원 전에 먹이자고 죽 사다 달라고. 병원 내부와 인근에 본죽이 있는데 오늘 문을 열지 않았다. 차 타고 나갔다 오면 늦을 것 같았다. 근처 편의점에서 오뚜기 전복죽 1+1을 사서 데워 넣어주었다. 난 김밥 한 줄 먹으려고 계산대에 올렸는데 운 좋게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골라 공짜로 먹었다.
에이스 과자와 뽀로로 주스 먹고 괜찮은 요한이가 죽 먹고 괜찮으면 집으로 간다. 난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부모님께서 내일 볼일이 있어 올라오신다고 했는데, 혹시 내가 출근하는 내일 병원에 갈 수 있으니 오늘 오실 수 있는지 부탁드렸다. 부모님께서는 논산에서 올라오고 계신다.
우리는 낮에 와서 바로 응급실에 들어갔는데, 지금 대기실엔 기다리는 환자가 매우 많다.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아내에게 전화 왔다. 퇴원 시 필요한 서류를 묻는 것 보니 아들이 오뚜기 전복죽 먹고 괜찮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