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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Feb 01. 2024

병원 갔다, 가족모임 갔다, 장례식 갔다

내가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노치원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다. 토요일에도 공휴일에도 심지어 설날 연휴에도 문을 연다.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일하면 평일에 쉬어 달에 일하는 날은 같다. 오늘이 회사 휴무일이었다. 뉴질랜드에 있는 친척동생이 한국에 왔는데 오늘 가족모임을 했다. 마침 오늘이 휴무일이라 나도 참여할 수 있었다.


아내는 요리학원에 가서, 아들 어린이집 보내고 나 혼자 다녀오려고 하다가, 아들 어린이집 안 보내고 내가 데리고 다녔다. 오늘 쉬는 김에 오전에 병원에 약 타러 갔는데 아들 데리고 다녀왔다. 요한이가 많이 아파 아주대 응급실에 가서 6시간 링거를 맞고 나서 병원 포비아가 생긴 것 같다. 병원에 가자마자 "아빠, 가자." 하고 내 팔을 끈다.


병원 끝나고 요한이랑 둘이서 놀다가 가족모임이 있는 식당에 갔다. 식당으로 가는 차 안에서 푹 잠이 들었다 깬 요한이는 짜증스러웠다. 식당의 작은 룸이 답답했다. 울고 난리를 쳐서 식사를 뒤로 하고 요한이랑 걸었다. 걸어도 안 되어 1층 CU 편의점에 가서 뽀로로 주스를 사주었다. 그러고 나니 좀 진정이 되었다.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왔다. 내가 커피를 마시며 친척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들 요한이는 내 곁에서 뽀로로를 보면서 치즈 케이크를 먹었다.


교회 집사님 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저녁에는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멀지 않은 곳인데 교회 사람들과 같이 가 위로를 전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늦게 들어왔다.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사람을 만나고 귀를 열어 듣지 않으면 썩어 들어가는 속내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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