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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29. 2020

북디자인 외주 일과 애터미 은퇴 교장 선생님과 대화

2020년 12월 29일 화요일

한 기독교 출판사에서 기존의 책의 내지와 표지를 그대로 재판하는 일을 의뢰받았다. 고모 출판사인데, 직원이 4-5명 정도 되는 작은 출판사라지만, 고모 마음대로 나에게 일을 줄 수는 없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기존의 책을 다시 출판하려고 하는데, 출판사 직원들은 지금 하고 있는 일로도 시간이 없으니, 외주를 줘야 하는데, 나에게 의뢰가 들어왔다.


고모께서 나에게 제안을 하셨지만, 일은 실무자를 통해서 하고 있다. 당연한 것이다. 아직까지 일을 하기로 확정 지은 것은 아니고, 한 챕터를 샘플로 해서 출판사가 원하는 정도를 내가 할 수 있는지 교섭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 출판사에서 보내 준 PDF 파일을 바로 보내 드렸는데, 출판사에서 원하는 것은 기존의 책을 카피해서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똑같이 만드는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 기존의 레퍼런스보다 더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보다, 똑같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


원본 파일이 없다고 하지만, 왜 PDF 최종본이 있는데, 똑같이 인쇄하는데, 다시 인디자인 파일로 만들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인디자인으로 만들어도, 최종적으로는 PDF로 변환시켜 작업하는데 말이다.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고모 회사이지만, 일로 맺어진 인연에서, 왜 그런지 물어볼 수도 없다. 사정이 있겠지 할 뿐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되면 좋겠다 싶었지만, 의지를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희미한 마음뿐이었다. 주변에서 프리랜서로 의뢰가 들어오니, 프리랜서 디자이너 일도 하게 된 것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클라이언트가 돈 줄 테니 해달라고 하면, 예전 버전 똑같이 카피하는 것인데 예전 버전 그대로 쓰면 되지 않느냐고 물어볼 필요가 없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이런저런 일을 가릴 형편이 되지 않는 나는, 그냥 일 들어오면 감사합니다 하고 하면 된다.




이달 말일까지만 테스트 분량을 보내면 되는데, 나는 가능하면 최대한 빨리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아내나 어머니는 빨리 하지 말고, 정성껏 하라고 하는데, 일단 어느 정도 되면 보낸 후에,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해 나아가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학교 학생도 아니고 매 단계 단계를 컨펌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느 정도 단위에서 완벽하지 않더라도 클라이언트의 컨펌을 받고 피드백을 받은 후에 일을 진행해야지,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할 수 있다. 멋진 작품은 나왔는데, 고객이 원하지 않는 방향이면 다시 해야 하는 것이다.


어제 보낸 작업물에 대해서, 내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다른 방향으로 작업을 해서, 오늘 아침 출판사에서 이런 방향으로 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오늘도 출판사 담당 실무자가 퇴근하기 전에 작업물을 넘기려고 했는데, 선약이 되어 있었던 분이 우리 집에 오셨다.


아버지 어머니 교육자 선교회 친구 은퇴 교장 선생님이신데 지금은 애터미를 하신다. 우리에게 줄 애터미 선물을 바리바리 싸 가지고 오셨다. 애터미 홍보 차 오셨지만, 이분은 실제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이다. 이 분이 아내의 아이디로 물품을 사 주셔서, 아내의 통장으로 소소하지만 의미가 있는 돈이 몇 차례 들어왔다. 아내의 아이디로 사 주신다는 것이, 아내가 그분 밑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에미마 밑의 라인의 아이디로 그 선생님이 필요한 물건을 사시면, 그것이 본인에게도 포인트가 되고 아내에게도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최대한 빨리 마치고 싶은 오늘의 할 일도 있고, 오늘의 브런치와 블로그 글도 써야 하는데, 우리 집에 오신 애터미 은퇴 교장 선생님은 우리에게 애터미의 좋은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오랜 기간 말씀을 하셨다. 내가 일이 생길 줄 알았으면 약속을 잡지 않았을 텐데, 선약이 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다. 물론 그 선약 조차도 나와 아내가 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 그 은퇴 교장 선생님이 약속을 하시고 통보를 받았지만 말이다. 물론 장사 속 때문만은 아니고 에미마와 나에게 경제적인 물꼬를 틔어 주고 싶으셔서 이기도 하다. 에미마를 통해서 나중에 네팔에 애터미가 들어가면 네팔 시장을 선점하고 싶으신 것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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