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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31. 2020

사랑하기 때문에

넷플리스 스토리텔러 응모작


21살 군대에서 조울증에 걸려 올해로 20년이 되어 간다. 모든 조울증 환자들이 나처럼 사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조울증으로 인하여 만년 백수로 살아왔다. 이제는 꾸준히 약을 먹어서 안정적인 기분조절이 되고 있고, 나의 모든 문제를 알면서도 나를 사랑해주고 결혼해 준 아내 에미마의 사랑으로 완전히 회복이 되었다. 조울증 보다 더 큰 문제는 재취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작년까지는 수원 집과 논산집을 오가며, 주중에는 논산에서 부모님과 왕대추 농장 일을 했는데,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수원고용센터를 찾아가, 저소득층 대상으로 한 국비지원 직업훈련으로 출판편집디자인 과정을 이수했다. 


내가 다니는 작은 교회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를 부탁받아 제작하였다. 일러스트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친척 동생이 그려 주었는데, 일러스트를 컴퓨터가 아니라 아이패드에서 프로크리에이트 앱으로 작업했다고 했다. 외무고시에 합격해서 외교부에 다니는 다른 친척 동생도 취미 삼아 그림을 그리는데, 아이패드에서 프로크리에이트로 그린다고 들었다.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다가 두 친척들이 그린 그림은 아이패드로 그렸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싶어 하셨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싶으신 것 같다. 내가 돈을 벌면 한 달 월급을 쪼개서 사드릴 텐데, 사랑하는 아내 에미마와 아무것도 없이 행복하게 살지만, 아무것도 없이 가난하다. 처음 브런치에서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응모 공지를 보았을 때, 나는 반드시 1등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고 처음 공지를 보았을 시점에는 1등에게만 아이프로 에어를 주기로 되어있을 시점이었다. 그래서 어머니께 아이패드 에어를 드리고 싶어서, 넷플릭스 스토리텔러에 응모하기 위해서 돈이 없어 보지 못했던 넷플릭스 이용권을 1달 무료 회원가입했다. 정작 넷플릭스를 깔고 한동안은 글을 쓰기보다는, 하루 종일 넷플릭스를 보는데 빠져 있었다. 브런치와 넷플릭스의 정책이 바뀌어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50명 전원에게 아이패드 미니를 주기로 했다는 소식에 쾌재를 불렀다. 50명 안에 들어서 어머니께 넷플릭스 미니를 선물해 드리리라.


꼭 그런 이유만으로 넷플릭스 리뷰를 쓰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나의 꿈 가운데 하나는 작가와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의 프리랜서로 아내와 미래의 아이와 생활이 가능한 돈을 버는 것인데, 그중에서 내가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쓰고 싶은 글감 주제 가운데 하나가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리뷰이다. 그 안에 드라마나 영화도 당연히 들어가고, 넷플릭스 구독을 할 형편이 되면 넷플릭스 리뷰도 지속적으로 하고 싶었다. 일단,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50인에 들어서, 3개월 동안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글을 쓰고 싶다. 또 3개월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글을 쓰고 싶다.


가장 큰 목적은 나는 브런치 기반의 프로 작가가 되고 싶다. 여기서 프로란 문학적 성취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로서 글 쓰고 활동하는 것이 생계를 유지할 만한 돈이 되는 것을 말한다. 브런치 기반의 프로페셔널 직업으로서의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어서, 올해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공모전에도 도전했는데 낙방했다. 그 이후에도 브런치 라디오에도 응모했고, 이번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모집에도 응모했다. 나의 목표 중 하나는 브런치를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하나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이번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50인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되었다. 또 그 50인 안에서도 존재감이 있는 넷플릭스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





넷플릭스 앱을 깔고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보았다. <비밀의 숲 1, 2> <나의 아저씨> <사이코지만 괜찮아> <슬기로운 의사생활> <라이브> <사랑의 불시착> <국제수사> 등을 보았고, <경이로운 소문>을 보고 있다. 사실 <사이코지만 괜찮아>나 <사랑의 불시착>이나 <경이로운 소문>에 대해서 리뷰를 쓰고 싶은데, 지금 그러한 글을 다룰 만큼의 시간과 에너지가 나에게 있지 않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차인표>가 나오면 그것 보고 쓰려고 했는데, 응모 마감 이후에 오픈한다. 기존에 보았던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서 스토리텔링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눈에 들어온 영화가 있었다. 2017년도 개봉작인 것 같은데, 나는 한 번도 제목이라도 들어본 적도 없는 영화이다. 이 영화감독도 내가 모르는 사람이고,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영화이다. 나는 처음에 영화 제목을 <사랑했지만>으로 들었다. 내가 가수 김광석을 좋아하는데, 요즘 김광석에게 빠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제목을 잘못 이해하고 김광석이나 그의 노래와 관련된 영화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고, <사랑하기 때문에>를 부른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노래가 OST로 삽입이 되며, <사랑하기 때문에>의 노래가 영화의 스토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가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기는 하는데, 정작 유재하와는 아무 상관없는 영화이다.



주인공 차태현은 유명 작곡가이고, 서현진은 그의 여자 친구로서 무대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가수이다. 차태현은 서현진에게 프러포즈를 하려고 꽃집에 꽃을 사러 갔는데, 꽃집에 청혼 반지를 두고 왔다. 서현진과의 약속 장소로 자가용으로 가는 도중 반지를 놓고 온 것을 깨닫고 꽃집으로 차를 턴 하는데 교통사고가 나서 코마 상태에 들어간다.


그 후에 깨어났는데 다른 사람들의 몸에 영혼이 들어가 어긋날 뻔한 사랑을 도와준다는 뻔하고 뻔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는데, 아마도 교통사고 나서 남의 몸에 들어갔다가, 어떠한 과제들을 수행하고, 죽기까지 갔다가 살아나 해피엔딩으로 끝난 뻔한 이야기요 신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시면서도 그런 부분이 불편하신 부분도 있을 테고, 그런 선입견 때문에 영화를 안 보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재미있게 본 것이, 차태현이 몇 사람들의 몸에 옮겨 다니며 어떤 미션(?)을 했는지에 관점을 놓고 보니 재미가 있었다.



사고가 난 후에 차태현은 김말희의 몸으로 들어간다. 김말희는 여고생이다. 전교에서 1등을 하는 모범생인데, 임신을 했다. 뱃속의 아이의 아빠는 같은 학교 착하고 순수한 남학생이다. 서로 사랑하고 남학생도 아이를 낳아 키우기를 바라지만, 김말희의 임신은 둘 사이의 사랑을 위기로 몰아간다. 김말희는 아이를 낳을까 지울까 고민하다가, 지우기로 하고 병원에 간다. 그런데 차태현이 김유정과 함께 김말희의 남자 친구와 김말희를 다시 이어 준다. 이 영화에서 김유정은 차태현이 엇갈리는 커플 중 한 명의 몸에 들어가 사랑을 연결해 주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김유정은 차태현이 처음 몸에 들어간 김말희의 친구이다.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 간 김말희가 뱃속의 아기를 지우기로 한 산부인과 병원 침대에 누워서 김말희의 남자 친구와 키스하면서, 차태현의 영혼은 김말희에게서 빠져나온다.



김말희에게서 빠져나온 차태현의 영혼은 형사 성동일의 몸으로 들어간다. 성동일은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형사로서, 형사질 하느라고 가정에 소홀하여, 이혼에 위기에 있는 형사이다.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 간 형사 성동일이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 오나라는 아들이랑 방에서 자고 있다. 배가 고픈 차태현은 냉장고에서 뭘 꺼내 먹으려 하는데, 잠을 자고 있는 아들이 일어나서 코코볼을 우유에 타 준다. 부모는 철이 없는데 아들은 철이 들고 조숙한 어린이다.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간 형사 성동일이 다음 날 안방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오나라와 수갑으로 묶여 있다. 체험학습을 하는 아들이 엄마 아빠 이혼하지 말고 화해해 보라고 수갑으로 묶어 둔 것이다.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간 성동일과 아내 오나라는, 수갑을 풀고 이혼 수속하러 가기 위해서 체험학습하 러 간 아들을 찾아 잠실 롯데월드로 향한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에서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간 성동일이 방귀를 뀌어 냄새가 난다고 택시기사가 길에 성동일 오나라 부부를 내려놓는다. 둘은 롯데월드까지 걸어가다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진다. 하수도를 헤매다가 오나라는 성동일에 대한 사랑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전 국민에게 형사 부부가 수갑으로 연결된 채 한강에서 발견된 것이 TV 뉴스에 타서 이혼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차태현의 영혼이 몸에 성동일과 오나라가 키스를 하면서, 차태현의 영혼은 성동일에 몸을 떠나서 처음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간 몸인 김말희의 수학 선생님 배성우에 몸에 들어간다.



차태현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처음 김말희에 몸에 들어갔을 때는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 기억이 없었다. 차태현이 여러 몸을 옮겨 다니면서 여자 친구 서현진에 대해 기억을 찾는다. 차태현은 유명한 작곡가이고, 서현진은 뮤지션인데, 서현진은 공황장애로 무대 공포증이 있어서 오디션 무대에만 서면 제대로 기타 반주와 노래를 하지 못했다. 배우 서현진의 인생 드라마는 <오!해영>인데, 오해영에서의 서현진의 캐릭터는 짠했다면, 이 영화에서 서현진의 캐릭터는 우울했다. 우울하고 자신감을 상실한 서현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온 힘이 차태현이었다.



이혼의 위기를 다시 사랑이 회복되도록 도와주고 형사 성동일의 몸에서 빠져나온 차태현의 영혼은 김말희와 김유정의 수학 선생님 배성우의 몸으로 들어간다. 차태현과 김유정이 아무리 수학 선생님 배성우를 보아도, 여자 친구가 없을 사람이었다. 차태현과 김유정은 수학 선생님 배성우의 여자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배성우의 몸에 들어간 차태현의 미션인가 생각한다. 그때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간 배성우에게 여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간 배성우가 카페에서 만난 여자는 배성우에게 어울릴 턱이 없는 절세미인 김사희였다. 차태현과 김유정은 김사희 같은 여자가 배성우를 찾아 올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배성우를 만난 김사희는 배성우와 커피를 마시고,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고, 배성우의 집에 가서 맥주를 마신다. 알고 보니 김사희는 배성우가 대학시절에 고백했다가 차인 짝사랑했던 여인이었다. 과거에 대학교 다닐 때 짝사랑했던 절세미인 김사인이 못난 배성우를 찾아와서 배성우의 집에 까지 들어간다. 배성우의 몸에 들어간 차태현은 화장실에 들어가서, 야수 배성우와 미녀 김사희를 이어 주는 게 자기 미션인가 하고 키스만 하면 되지 하고 치카치카 양치질을 한다. 양치를 하고 나오는데, 김사희가 배성우의 옷으로 갈아 입고 소파에 누워 자고 있다. 차태현은 김사희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 돌아 서는데, 김사희에 백에서 문서 파일을 발견한다. 김사희는 학교 선생님을 찾아다니면서 책을 파는 판매원이었다. 그 서류에는 수학 선생님 배성우의 이름이 있었다. 자신을 순정적으로 짝사랑했던 배성우에게 남성으로서의 매력을 느껴서 찾아온 게 아니라 책을 팔러 온 것이다. 아침에 일어난 배성우에 몸에 들어간 차태현은 아침을 만들어 주는데 계란말이를 해서 가져다주었다. 계란말이는 김사희가 좋아했던 음식이었던 것 같다. 김사희는 꿈 많던 자신이 지금은 책 파는 외판원이 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고, 여전히 자신에게 순정을 바치는 배성우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배성우에게 키스를 한다. 차태현의 영혼은 배성우에게 빠져나와 선우용녀의 몸에 들어간다.



차태현의 영혼이 들어 간 선우용녀는 치매 할머니였다. 요양병원의 치매 할머니 선우용녀 곁에는 꽃할배 박근형이 지키고 있다. 박근형은 선우용녀에게 자신이 젊은 시절 첫사랑으로 있었다. 나중에 반전은 박근형이 선우용녀의 남편이었다. 치매에 걸린 선우용녀는 남편을 잊어버리고 남편 박근형에게 첫사랑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박근형은 그런 선우용녀를 그대로 두고, 자신이 첫사랑 행세를 하였던 것이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반전이었다. 선우용녀의 몸에 들어간 차태현의 영혼도 선우용녀의 몸에서 빠져나오기 직전가지 박근형을 선우용녀의 남편이 아닌 첫사랑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선우용녀에게 들어간 차태현은 여자 친구 서현진에 대한 기억을 되찾게 되고 자신이 누구인지 김말희의 친구 김유정을 통하여 알게 된다. 선우용녀에게 들어간 차태현은 자신을 찾기 위해서 병원 밖을 나가려고 하는데 병원 직원들에 의해서 제지를 당한다. 선우용녀 안에 차태현은 선우용녀의 첫사랑으로 알고 있는 남편 박근형을 꼬드겨 서현진과 자신을 찾아서 박근형의 차를 타고 홍대를 향한다. 그런데 박근형이 차를 엄청 느리게 운전하는 것이었다. 나는 박근형이 운전을 잘 못하나 그랬다. 그런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운전을 하는 것이었다. 박근형은 운전하다가 의식을 잃었고, 선우용녀에게 들어간 차태현은 차 핸들을 돌려 갓길에 차를 세운다. 박근형은 응급실에 들어가고, 자녀들이 응급실에 찾아오고 그제야 차태현은 박근형이 선우용녀의 남편임을 알게 된다. 선우용녀 몸에 들어간 차태현이 그동안 수차례 자신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박근형에게 키스를 했지만 번번이 돌아가지 못했다. 차태현이 박근형이 선우용녀의 남편임을 알게 되면서, 차태현이 선우용녀와 박근형의 사랑을 연결해주었나 했는데, 바로 박근형의 영정사진 앞에 선우용녀로 이어졌다. 차태현은 선우용녀에게서 빠져나가고, 치매 할머니 선우용녀는 남편의 영정사진 앞에서 남편 박근형을 기억한다. 차태현의 미션은 박근형과 선우용녀를 이어 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이 안 좋아서 이 세상 떠나기 직전인 박근형과 함께 하면서 세상을 떠난 박근형을 치매 할머니 선우용녀가 다시 기억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세 커플을 이어 주고, 박근형이 세상을 떠나면서, 차태현도 세상을 떠나게 되는 새드엔딩이 결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영화의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이기 때문에 당연히 죽을 지경에 갔다가 살아나는 기적 같은 반전 아닌 반전은 영화를 어느 정도 본 사람에게는 기대할 수 있는 정해져 있는 결말이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차태현의 영혼은 차태현의 친구의 몸에 들어간다. 차태현의 친구의 몸으로 여자 친구 서현진을 만나면서 서현진에 대한 기억을 완벽히 회복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차태현은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가 가까워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았다. 차태현은 친구의 몸으로 서현진이 무대 공포증을 이기고 무대에 서서 뮤지션을 자신의 재능을 세상에 드러내며 빛 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한다. 차태현은 서현진에게 자신이 해 주었던 멘토로서의 격려를 친구의 몸으로 해 주었다. 그래서 잠깐 차태현이 죽고 차태현의 친구랑 서현진이랑 이루어지나 했는데, 서현진에게 차태현의 친구는 차태현의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차태현이 의식불명으로 누워 있어도 서현진에게 차태현은 여전히 사랑이었다.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하는 거라고 했잖아, 무대는 무대로 치유될 거야, 가자


차태현은 친구의 몸으로 서현진에게 자기가 평소에 해 주던 격려를 해 주었다. 그리고 서현진의 오디션에 자신이 피아노 반주를 해 주었다. 여전히 무대 공포증으로 반주에 노래를 시작하지 못했던 서현진은, 친구의 몸으로 차태현이 치는 피아노 반주에서 차태현을 느끼고 용기를 내어 멋진 노래를 부른다. 차태현이 친구의 몸으로 피아노를 반주하고 서현진이 그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하는 절정에서 차태현의 몸은 병원 침대에서 호흡을 멈춘다. 피아노를 치던 차태현의 친구도 의식을 잃고 반주를 멈추지만, 서현진은 반주가 없음에도 각성을 하여 멋진 무대를 연출하고 그 무대를 통하여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유명한 가수가 된다. 그렇게 서현진은 차태현의 도움으로 진정한 가수로 거듭나 꿈을 이루고, 차태현을 그렇게 세상을 떠나나 했더니,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나서 차태현이 살아나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서 초라한 흥행을 한 상업적으로는 실패한 영화이다. 처음에 내가 좋아하는 유재하의 <사랑했지만>이라는 노래가 나오면서 유재하와 그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를 모티브로 한 영화라서 그쪽으로 기대했는데 영화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차태현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여고생 몸에 들어가면서 그런 기대는 깼다. 아주 확 깼다. 유재하와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모티브를 차태현이 여러 사람에 몸을 돌아가며 빙의하는 것과 연결시키는 것에서 확 깼다. 이 영화는 애초에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대한민국 관객들이 사고 난 후에 이 몸 저 몸 들어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특별한 무엇이 없는 이상 영화관 가서 돈 주고 볼 이유는 없는 것이다. 물론, 나는 재미있게 봤다. 배우도 괜찮고, 시나리오도 스토리 자체는 괜찮은데, 그 시나리오가 대중을 설득시킬 힘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전문가를 설득시켜 예술성을 인증받을 힘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 스토리텔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재미있게 보았다.


감독이 사랑 로맨스라는 주제로 코미디를 만들어서 흥행을 한 번 해보려고 상업적인 영화를 만든 것인데, 대한민국에서 상업적으로 흥행할 만한 코드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처럼 이야기는 이야기로 보는 사람들만 재미있게 보는 것이지 말이다. 이 영화는 배우와 영화 제목과 OST <사랑하기 때문에> 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영화이다. 신파라는 것은 한 눈 감아주고 보면 한 편의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유재하는 내가 사랑하는 가수 가운데 하나이다. 유재하는 천재 가수이다. 유재하는 가난한 환경에서 부모의 반대를 이기고 음악을 시작한 가수가 아니라, 유복한 집안에서 부모의 지지를 받아 음악을 했던 가수이다. 한양대학교 작곡과를 나와서,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멤버였다가, 그룹을 탈퇴하고 1집 앨범 하나 내고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유재하의 앨범은 1집 밖에 없는데 모든 노래가 다 좋다. 내가 알기로는 작사 작곡 모든 연주를 자신이 혼자 다했다고 알고 있다. 유재하는 방송심의에 여러 번 떨어졌는데, 그 이유가 '음정이 불안하다'라는 이유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유재하가 실용음악이 아니라 클래식을 전공해서, 클래식 화성을 사용하고 엇박자를 사용했는데, 방송국 PD들이 유재하를 박치에 음치인 노래 못하는 가수로 알았다는 것이다. 유재하의 노래를 들어보면 다 좋은데, 쉬을 것 같은데 노래방에서 따라 부르려고 했다가 상당히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내가 소년일 때 나의 꿈은 소녀를 사랑하는 것이었다. 나는 군대에서 21살 때 조울증에 걸렸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마도 소녀를 향한 상사병에서 조울증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따고, 한국어교원 2급 자격증을 따고, 국비지원으로 출판편집디자인을 공부했지만, 나는 나이 마흔이 살짝 넘어서도 여전히 백수로 살고 있다.


사랑해서 나는 아팠다. 사랑의 끝에서 내 인생의 모든 사랑을 포기하고자 했을 때, 내 모든 상황을 알고도 나를 사랑해주고 결혼해주기로 한 아내 에미마를 만나서 조울증에서 회복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다만 여전히 백수로서 부모님과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살고 있을 뿐이다. 


그런 내가 꿈을 꾸게 되었다. 사랑에 대한 에세이를 쓰는 사랑 에세이 작가가 되는 것이다. 브런치에 에세이를 쓰는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써서 꾸준히 책으로 발간하는 브런치 작가를 꿈꾸고 있다.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다가 떨어졌고, 얼마 전에는 브런치 라디오에 응모했다. 이번에는 넷플릭스 스토리텔러에 응모하고 싶다. 나는 반드시 넷플릭스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하는 간절함이 있다. 작가로서의 나의 길의 과정이고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간절히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50인 중 하나가 되면, 사랑하는 어머니께 상품인 아이패드 미니를 드리고 싶다. 어머니는 나의 친척 동생들이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트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시고,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시고 싶어 하신다. 


나는 평생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인데, 넷플릭스 스토리텔러가 되면 넷플릭스 구독할 형편이 될 때는 넷플릭스 스토리텔로러 지속적으로 넷플릭스 보고 리뷰 에세이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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