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이지까지는 아니지만 이달 가정경제에 상당한 대미지를 입었다
쿠팡 물류센터는 365일 밤낮으로 돌아간다. 주간조라 낮에만 근무하고, 칼 같이 주 5일 근무하지만, 조별로 돌아가며 스케줄 근무를 하기에, 토요일 일요일 나가는 주도 있고, 평일 쉬는 주도 있다.
지난주 금요일은 휴무일이었다. 아내 에미마의 퇴근시간에 데리러 갔다가 일 보고 투썸플레이스에 갔다. 아내가 익숙한 브랜드의 안 가본 지점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최근 스타벅스 대신 종종 가는 투썸플레이스에 안 가본 지점으로 향했다. 지하주차장이 딱 보아도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이 불길했다. 진출입로가 좁았고 어두웠다.
아내의 만류에도 들어갔다가, 내 생각에도 여기는 아닌 것 같아 도로 나오다, 주차장 벽을 받았다. 주차장을 부시지는 않았고, 신차로 뽑아 고이 모시던 투싼에 기스가 났다. 그냥 보기에는 코팅이 살짝 벗겨지고, 스크래치가 조금 난 것으로 보였다.
10년도 더 된 중고차였던 첫 차 쉐보레 올란도를 탈 때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용감하게 탔다. 근데 새 차라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았다. 차를 산 현대차 딜러에게 전화해 사진을 보내고 문의를 했다. 사진을 보더니 이 정도면 도장을 해야 하지 싶다고 했다. 다음날 토요일 일요일은 근무일이고, 월요일 오늘이 휴무일이었다.
근무일과 휴무일의 간격이 불규칙적이기는 하나, 정확히 주 5일 일한다. 한주가 일요일에 시작해서 토요일에 끝난다. 가는 주 토요일과 오는 주 일요일의 휴무일이 붙기도 한다. 최근에는 4일 일하고 하루 쉬고, 이틀 일하고 하루 쉬고, 내일부터 4일 일하고 이틀 쉰다.
현대차 딜러에게 소개받은 정비소에 오늘 월요일에 가기로 했다. 중고차가 아닌 신차라 얼마가 나오든 손을 봐야 하기는 하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대충 시세를 보고 20에서 30 정도를 넘지 않기를 바랐다. 정비소에 갔더니 부분 도장만 하면 20만 원인데, 스크래치가 난 판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 한 판은 도장으로 해결이 되는데, 앞범퍼 스크래치는 통으로 교체를 해야 한다고. 도장 20만 원 앞범퍼 10만 원 총 30만 원의 견적이 나왔다. 대충 9시 반에 맡겨 5시 반에 찾아왔다. 생각 보다 상황이 가볍지 않았으나, 견적이 생각을 넘지는 않았다.
오늘 하루는 분주한 하루였다. 아내 회사에 데려다주고 아들 요한이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정비소에 차 맡기고, 병원 가서 약 타고, 보건소에 가서 아내의 보건증을 대리수령하고, 아내의 부업을 포장해서 우체국 택배로 보내고, 정비소 가서 정산하고 차를 찾아와, 아들을 태권도 학원에서 픽업하여 소아과에 데리고 갔다. 많이 아픈 것은 아니고, 콧물 기침이 시작해서 병으로 진행되기 전에 초장에 잡으러 갔다.
30만 원으로 막았으나 출혈이 크다. 7월 꿈꾸었던 1박 휴가를 접고, 카페와 외식을 접고, 회사와 집만 왕래하면 대충 불은 끌 수 있을 것 같다. 더 이상 차에 불필요한 돈 들어가지 않기 위한 비싼 예방주사로 생각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