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HAN DADDY

논산 딸기향 농촌테마공원 물놀이장에 갔다

by 최다함

아들 요한이는 방학이고, 나는 어제와 오늘이 이번 주 휴무일이었다. 아내 에미마는 요한이 동생 만들어 주려고 어제 시험관 시술을 했다. 어머니께서 며느리 힘들다고 요한이를 봐주신다고 하셨다. 어제 투싼을 몰고 요한이와 논산에 왔다.



오늘은 물놀이장에 갔다. 작년에 갔던 논산 시내 시민공원 물놀이장 말고, 탑정호 출렁다리 근처에 딸기향 농촌테마공원 물놀이장에 갔다. 물놀이장 컨셉이 딸기다. 논산이 신병훈련소와 딸기의 도시라.


오픈시간 10시에 맞춰 왔는데 일찍 와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가 돗자리 깔 자리는 있었다. 취사는 불가하나 외부음식 반입이 가능하고, 바로 옆에 하나로마트가 있어 사다 먹을 수 있다.



누구도 시키지도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요한이는 물놀이하기 전 먼저 준비운동을 한다. 태권도학원에서 배운 태도와 습관이다. 물놀이장은 50분 하고 10분 쉰다. 두 타임은 내가 요한이랑 놀고, 두 타임은 병원 다녀오셨다 합류하신 아버지께서 손자랑 놀아주셨다. 어머니는 돗자리를 지키시며 간식을 주셨다. 집에서 바리바리 싸 갔고, 하나로마트에서 컵라면을 샀다.



요한이는 물대포 쏘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쏠 수 없으니 내가 물대포 맞는 쇼를 했다. 미크럼틀도 열심히 탔다.


물놀이장은 워터파크나 수영장이랑은 좀 달라, 물 나오는 여름철 놀이터라고 보면 된다. 시설이 딱 놀이터다. 유아와 초등학생 저학년까지를 타깃으로 한 공간이다. 아이들 반 부모 반인 것도 대개 부모가 동반해야 하는 아이들의 공간이라서다. 성격이 좋은 요한이는, 모르는 아이와 모르는 아이의 엄마에게 인사한다.


집에서 싸간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놀다, 두시 조금 넘어 나왔다. 상당수가 우리랑 비슷했다. 탑정호 카페에서 팥빙수를 먹고 요한이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집에 와서 잤다. 오전에 재미있게 논 요한이는 짜증이 올라오고, 난 집으로 오는 길 안전한 운행을 위해 잤다.



저녁식사는 밖에서 먹기로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어머니께서 식사를 준비해 놓으셨다. 요한이는 자고 있어서 깨우지 않고 먹었다. 떠날 때가 되어도 요한이는 자고 있어서 자는 얼굴 보고 집을 나섰다. 마당에서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떠나려는데 요한이가 할머니 하며 나왔다. 요한이를 꼭 안아 주었다.


"요한이 할머니랑 잘 놀다 와."

"응."


울지는 않았지만, 슬픈 얼굴이었다. 아빠랑 헤어져서 그런 건지, 자다 일어나서 그런 건지.


집에 왔다. 아내랑 영상통화를 했더니, 방금 전까지 할머니랑 색종이 접기하며 재미있게 놀았다던 요한이가, 서럽게 울었다. 요한이가 할머니댁에 있는 이번 주는 요한이랑 통화 안 하기로 했다.


어머니는 또 한 번의 물놀이를 갈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요한이 1부터 9까지 가르치시려고 여러 권의 학습지를 준비해 놓으셨다. 화이트보드까지. 요한이도 할머니랑 수학 공부하는 것을 재미있어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