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요한이가 논산 시골집에 있다. 이번 주 아내가 시험관 이식 수술을 받았다. 요한이 혼자 외로울까 봐, 동생 만들어 주려고. 시험관 시술은, 난자채취가 어렵지, 이식은 쉬운데, 잘못되지 않을까 싶어 아내는 최대한 안정을 취한다. 요한이 어린이집 방학이기도 하고, 아내가 시험관 이식 시술을 받아 며느리 쉬라고 어머니께서 요한이를 맡아주겠다고 하셨다. 월요일에 아버지 어머니께서 수원에 오실 일이 있으셔서 그때 요한이는 집에 온다. 간만에 아내랑 단둘이서 집에 있다.
"토요일인데. 요한이 집에 없는데. 집에서 그냥 쉬는 것도 좋은데. 평소에 요한이 있어서 못 가는 데 가고 싶거나 요한이 있어서 못 먹었던 거 있어?"
"보자."
사실 나가고 싶어 간지러운 것은 나인지도 모른다.
늦게까지 잤다. 아침은 휴일의 여느 아침처럼 간단히 먹었다. 쉬다가 점심은 집에서 대충 먹었다. 또 쉬다가 자다가 오후를 보냈다.
"밖에 나가려면, 시험 봐야 해."
밖에 나가고 싶은 건 나이니, 나가려면, 화장실 청소하고, 마루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촌설렁탕에서 반계탕을 먹고, 스타필드에 갔다. 걸어서 10분 거리라 우리동네 스타필드라고 말해왔지만, 우리동네까지는 아니고 옆동네다. 걸어서 가기 좋은 거리지만, 가까워도 쇼핑에 차 없이 가기는 그렇다. 한촌설렁탕에서 아내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15만 원이 끝났다.
나랑 요한이는 같은 크록스가 있는데 아내는 없어서 아내의 크록스를 사러 트레이더스에 갔다. 시간이 되면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려는 게 내 생각이었는데, 트레이더스에서 수박 사고, 삼겹살과 소고기 사고, 요한이 옷 사고 하다 보니, 영화 볼 시간은 지났다. 애초에 영화 볼 생각은 나에게나 있었지, 아내에게는 없었다. 생각이 없어도 막상 가면 재미있고 마음이 생기기도 하다. 스타벅스에서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에미마는 자몽 망고 코코 프라푸치노를 마셨다. 그리고 올리브영에 갔다. 거의 25만 원을 쉽게 썼다.
동네에 스타필드가 들어오면 살다시피 할 거라 생각했는데. 별마당도서관도 들어오겠다 거기서 글 써야지 했었는데. 사실 스타필드에 잘 안 간다. 일단 돈이 없고, 사람이 많고, 글 쓰기 좋은 환경도 아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쇼핑몰이지만, 우리가 애용하는 쇼핑몰이 되지는 못했다. 좋기는 좋은데, 현재로서는 어쩌다 가는 곳이지, 자주 다니는 곳은 아니다.
주말에 스타벅스에는 자주 가서 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아내는 주스를 마시고 요한이는 케익을 먹는데. 스타필드 스타벅스가 제일 가깝지만 거의 가지 않는다. 사람이 많고, 다른 샵과 아이템도 눈에 들어오는데, 스타벅스만 갔다 아이쇼핑만 하기에 약만 오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