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투싼을 샀다. 6월에 차를 구매한 현대차 대리점 사장님으로부터 블루멤버스 회원을 대상으로 썸머 이벤트 안내 광고 문자를 받았다. 서울랜드 자유이용권을 본인은 만 원에 동반 1인은 40% 할인해 준다고. 블루포인트에서 2만 원이 별도로 차감되는데. 차살 때 받은 블루포인트를 만땅으로 주유하는데 세 번 쓰고 한 번의 주유도 어려운 4만 7천 원의 애매한 포인트가 남아 있었다. 서울랜드 × 블루멤버스 썸머 이벤트 종료일이 이달 말일까지라, 그 안에 아들 요한이를 데리고 서울랜드 다녀오는 것이 이번 여름 플랜 1호였다. 나 만 원, 동반 1인 40% 할인이면, 한 장은 내 돈 주고 가면 되는데, 돈보다 같이 가면 아내도 힘들고 해서, 처음부터 아들이랑 둘이 다녀올 생각이었다.
8월 15일 광복절 특근하기로 했고, 8월에는 남은 토요일이 없다. 이번 주 토요일 하루 있는데, 아내랑 산부인과 예약이 있다. 시험관 시술 임신 성공 확인 차 간다. 임신 테스트기는 이미 두줄이 나왔다. 당연히 아직 성별 확인이 안 되는 시기지만, 우리 가족은 요한이의 예쁜 여동생이라 믿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 내가 휴무일이어서, 오늘부터 어린이집 개학인 아들을 하루 놀리고 서울랜드에 갔다. 아내는 회사에 갔다. 임신 중 다니기는 힘든 일이라 멀지 않아 퇴사를 할 것 같다.
아내를 회사에 데려다주고 여유 있게 출발했다. 정문 주차장이 아닌, 동문 주차장에 차를 댔다. 동문으로 들어가면 물놀이장인 크라켄 아일랜드가 바로 있다. 물놀이를 찐하게 하고, 옷 갈아입고 가볍게 사이드로 놀이기구를 타고 올 생각이었다.
개장시장 10시 땡 하자마자 들어갔다. 우리보다 앞서 줄을 선 입장객도 있었으나, 오픈런이라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테이블 하나 잡을 수 있었다. 월요일이라 인파가 넘치지도 않았지만, 휴가철 성수기라 썰렁하지도 않았다.
오늘 요한이의 물놀이는 물총놀이에 진심이었다. 다른 아이들이 아빠와 물총놀이를 하니 요한이도 물총 놀고 싶어 져 하나 고르라 했다. 요한이는 째깐한 것 하나를 골랐다. 돈 아낀다고 내 거는 따로 안 샀고, 나는 요한이 물총의 표적과 과녁이 되었다.
서울랜드 물놀이장의 특징은 물놀이장 뒤로 보이는 뷰가 놀이기구다. 청룡열차도 보이고. 물놀이하고, 점심 먹고, 놀이기구 타다, 집에 와서 저녁 먹을 생각이었는데. 물놀이를 좋아하는 요한이가 물놀이가 아닌 놀이기구에 꽂혔다.
"아빠, 기차타차."
"기차 타려면 수영복 갈아입어야 해. 한 번 갈아입으면 오늘 물놀이는 끝이야."
"응. 나 기차 탈래."
기차는 청룡열차는 아니다. 청룡열차 밑에 청룡열차의 어린이 버전이 있다. 요한이도 아빠랑 같이 타면 탈 수 있는. 두 번 탔다. 재밌는데 무섭다고 더 타지는 않았다.
점심은 뭐 먹을까 하다가 메뉴를 돈가스로 정했다. 서울랜드에 돈가스 집이 있는지 몰랐지만, 아이들이 먹을만한 외식이 돈가스고, 서울랜드에 당연히 돈가스 집이 있겠다 생각하고, 검색을 했다. 산타가 컨셉인 돈가스 레스토랑이었다.
점심 먹고 급류 타기를 탔다. 내가 타고 싶었는데, 요한이도 좋아한다,
요한이는 동전 넣고 타는 자동차 게임기를 좋아한다. 이런 게임기의 대부분은 동전인데. 가지고 다니는 동전이 없다는 게 문제다. 서울랜드는 카드로 코인을 구매하고, 코인을 게임기에 넣게 되어 있다. 신박한 방법이다. 이런저런 기구를 많이 탔다. 쥬라기 랜드에도 갔고, 키즈카페인 베스트키즈에도 갔다. 핫도그도 먹었다.
쓸 말은 말은 많은데. 여기까지만 하련다.
핸드폰이 방전되어 꺼졌는데도 헬로카봇 노래 틀어달라고 떼쓰더니. 바로 잠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