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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YOHAN DADDY

'신화 속에서 노래 불러줘'?

티니핑 <루루핑송>, '싱어싱어송 노래 불러줘'

by 최다함

"♬︎신화 속에서 노래 불러줘♬︎"

노래를 좋아하는 흥이 많은 네 살 아들 요한이가 노래를 한다. 내가 처음 듣는 알 수 없는 가사와 멜로디.

"아빠, 이 노래 불러줘."

유튜브로 찾아 달라는 이야기다.

"그 노래 어디서 배웠어?"

"어린이집에서."


'신화 속에서'로 시작하는 동요가 있나? 내가 동요 작사가라면 그런 워딩으로 가사를 쓰나? 그런 노래가 있는데 내가 모르는 노래일 수도 있으나, 비슷한데 비슷하지 않은 노래일 것이다.



최근 나는 Chat GPT, MS Copilot, 구글 Gemini, Perplexity를 (무료 버전으로) 쓴다. 제록스 Xerox는 본래 미국의 복사기 회사 사명인데, 영어로 xerox가 '복사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이는 것처럼, 생성형 AI의 대명사인 ChatGPT에게 묻는다.


"신화 속에서 노래 불러줘" 가사 들어가는 노래


두 종류의 AI로 크로스 체크한 두 가지 결론은, 그런 가사의 노래가 없다는 것과, 현재 수준의 AI로 아들이 아빠랑 부르고 싶은 노래를 찾을 수 없다는 것.


당연히 AI에게 묻기 전에, 네이버 구글 검색은 먼저 돌렸다. AI로 실패하고 유튜브에 네 살 요한이의 워딩 그대로 넣어 보았다.



'이거구나'

유튜브 썸네일만 보고 이 노래인 줄 알았다. 티니핑은 네 살 아들 요한이의 사랑이요 요정이라는 것은 평소에 알고 있었고, 옆에서 나의 검색을 지켜보고 있는 요한이의 표정을 보고 알았다.



♬︎싱어싱어송 노래 불러줘♬︎



'신화 속에서 노래 불러줘'가 아니라 '싱어싱어송 노래 불러줘'였다. 네 살에 그 정도면 제 딴에는 정확히 기억한 것이다. 그 정도면 천재 수준이다. 내가 아빠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다. 'ㅅㅇㅅㅇㅅ'을 'ㅅㅎㅅㅇㅅ'로 붙잡은 것이다. 그리고 네 살 남아가 최애 하는 노래가 참 고상하다.


아빠의 일에는 이런 일도 있다. "신화 속에서 노래 불러줘"라는 흥얼 거림을 듣고 "싱어싱어송 노래 불러줘"라는 가사의 <루루핑송>을 수색해야 한다. 못 찾으면 찾을 때까지 아들의 징징송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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