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인 나의 꿈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었다. '하나님 사랑'의 꿈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소녀 사랑'이 되었다. 나는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예수님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신 그 사랑처럼 소녀를 사랑하고 싶었다. 이현세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파멸에 이르기까지 엄지를 사랑한 까치처럼 소녀를 사랑하고 싶었다. 나는 소녀에게 예수님도 까치도 아니었다. 첫사랑은 짝사랑으로 끝났고, 짝사랑은 상사병이 되었고, 상사병은 스무 살 군대에서 조울증이 되었다.
스무 살에 찾아온 조울증으로 나는 2030 청춘의 모든 것을 잃었다. 나 스스로 내 인생의 사랑을 포기했던 마흔 즈음에 아내 에미마를 만나 결혼을 했다.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으나, 나의 꿈은 오직 사랑이었으니, 결과적으로 꿈은 이루어졌다. 다만 사랑의 대상이 소녀가 아닌 아내와 아들로 바뀌었고, 더 이상 사랑이 내 인생의 꿈도 우선순위도 아니다. 지금 내게 사랑은 단지 아내와 아들과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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