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네팔교민회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었다. 다른 재수원 네팔교민회가 따로 있는데. 여기 교민회는 수원의 큰 교회에서 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외국인 복지센터에서 하는 교민회다. 우리 가족이 교류하는 산제이 전도사님이 센터 직원이며, 네팔 교민회장이다.
통근버스 정류장이 수원역이다. 수원역에서 아내와 요한이를 만나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네팔 레스토랑에 갔다. 한국에 그냥 네팔 레스토랑은 없고, 인도 네팔 레스토랑은 많이 있는데, 주인 또는 요리사가 대개 네팔인이다. 주변국이 그렇듯 네팔 인도 사이가 좋지만은 않은데, 같은 문화권이다. 네팔인이 한국에 자리 잡아 네팔 레스토랑을 차리면 인도 네팔 레스토랑으로 차리는데, 네팔 음식으로만은 인지도에서 시장성이 없는가 보다. 수원역에도 네팔 식당이 많다. 내가 아는 곳만 해도 다섯 곳이 넘는다.
"오빠, 선물로 치약 가져왔는데 괜찮을까?"
"좀 약할 것 같은데."
"그러면 다이소 가자."
크리스마스 파티에 선물교환이 있었다. 만 원 정도 상당의 선물을 각자 가져오기로. 다이소에 가려고 했는데, 다이소 가기 전 먼저 식당 위치를 확인했는데, 식당 건물 1층에 올리브영이 있었다. 다이소 대신 올리브영에 가기로 했고, 우리 말고도 아는 얼굴들이 올리브영에서 선물을 사고 있었고, 가져온 선물 중 올리브영이 많았다.
요한이가 엄마 친구 이모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이번에 만난 적이 있는 친구도 있었고, 에미마를 틱톡 친구로 아는 틱톡 친구도 있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들이 주로 교류하는 SNS가 인스타그램이 아니라 틱톡이다. 페이스북으로는 주로 원래 알던 지인 중심으로 소통하고, 틱톡에서는 모르던 사이가 아는 사이가 된다. 요한이는 아내 친구 이모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이모들 무릎 위를 옮겨 다녔다.
네팔 국가 제창으로 시작해, 설교 같은 소개사 듣고, 각자 소개 하고, 빙고 게임 한 판 하고, 선물교환하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9시가 되었다. 한국의 네팔 식당은 싸지 않다. 그래서 파티나 연회를 네팔 식당에서 하면 각자 주문을 하는 것은 아니고, 호스트가 식당과 미리 계약을 해서 케이터링 서비스처럼 한다. 몇 가지 음식을 놓아두면 각자 퍼 간다.
식사를 하고 댄스타임을 하는데 요한이가 무대에 나가 음악에 맞추어 열심히 댄스를 춘다. 그 또래는 댄스 타임이리도 음악에 맞추어 노는 정도인데. 요한이는 집중을 해 꽤 오랜 시간 댄스를 했다. 아니 댄스 타임 시작하며 춤추기 시작해서 우리가 집에 가자고 데리고 나오기까지 열심히 춤을 추웠다. 해 넘기면 다섯 살 되는 꼬마가 집중력이 좋다.
아내는 과거의 네팔이 재미있었고, 지금의 한국이 심심하고 노잼일 텐데, 간만에 즐거운 시간이었었으면 좋겠다. 가끔 네팔인 모임이 있는데 내가 나가라 해더 안 간다. 오늘은 큰 마음먹고 나갔다. 아내에게 연말에 모처럼 즐거운 시간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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