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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r 27. 2021

딸이기를 바란다.아들이어도좋다.

사랑(우리 아가 태명)아, 사랑해!!!

아빠가 된다. 9월 17일 예정일이다. 이제 15주 차가 되었다. 다음 주 금요일 산부인과로 2차 기형아 검사를 하러 가는데, 아무래도 이번 병원 방문 때 딸인지 아들인지 성을 알려 줄 것 같다. 나와 아내 에미마는 둘 다 우리 아기가 딸이었으면 한다. 동생 아들을 보니 아들도 생각했던 것보다 예쁘고 아들이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계류유산이 된 적이 한 번 있어서, 나는 우리 첫 아가는 이미 하늘나라에 갔고, 나머지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고 싶은 생각도 있다. 아내 에미마가 입덧이 심해서 두 번째 아가 때 또 한 번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서이기도 하고 말이다. 아내 에미마 생각은 조금 다른가 보다. 내가 "에미마 우리 아기 몇 명 나아야 해?" 하면, 아내 에미마는 "12명" 하지만, 그것은 진담 안 섞인 완전 농담이다. 아내는 아이가 적어도 두 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만 낳으면, 한 아기가 외롭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저희 아기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들이었으면 좋겠어요?"


오래 오래간만에 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랑 통화를 했다. 부모님과 고모와 작은아버지 등을 통해서 할아버지는 무조건 아들을 원하신다고 들었지만, 증손주라면 딸도 괜찮으시지 않을까, 그리고 동생이 아들 둘이니까 우리는 딸만 둘 낳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당연히 아들 낳아야지. 딸은 우리 집 사람이 아니잖아."


할아버지 워딩을 그대로 옮긴 것인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 시대에 어르신들의 의식구조로는, 결혼하면 딸은 친정을 떠나 시집을 간다고 생각하시나 보다. 할아버지께서는 95세가 훌쩍 넘으셨으니, 아직도 저런 생각을 가지신 어르신이 있구나 하면 안 된다. 할아버지는 멋진 분이신데, 그럼에도 옛날 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딸 낳아도 예뻐하실 것이다.


다음 주 금요일 병원에 간다. 가운데 중요한 무엇을 달고 있는지 안 달고 있는지, 그때 가면 알려주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우리 아가가 딸이기를 바란다. 아들이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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