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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y 20. 2021

나는 이럴 때 브런치가 당혹스럽다

브런치에서 '브런치'나 '브런치팀'의 검색어로 검색을 해 보면, 브런치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있다. 난 브런치에 대단히 만족한다. 브런치 작가의 주요 불만 중 하나가, 브런치 글쓰기가 돈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브런치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Make Money'이지만, 그런 면에서도 나는 브런치에 만족한다. 브런치가 직접 돈이 되지는 않는다. 브런치 글쓰기를 통하여 출간 작가가 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물론 그 출판의 가능성이란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 어려울 만큼의 판타지이다. 그것은 유튜브가 유튜버들에게 유튜브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유튜브를 해서 돈 버는 유튜버는 극히 소수인 것과 같은 선상이다. 나는 다른 작가와는 다를 것이라는 판타지가 있을 뿐이다. 내가 열심히 글을 쓰면, 언젠가는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에 당선이 되어, 상금과 함께 기획출판을 하게 될 것이라는 판타지가 있을 뿐이다. 또는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출판사에서 기획 출판하자고 연락이 올 것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본다. 모든 브런치 작가가 그런 환상 때문에 브런치 글을 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내가 그렇다는 것은 다른 브런치 작가 가운데서도 그런 분들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내가 하는 생각은 지구 상에서 나 혼자만 하는 것 같지만, 시장에 뛰어들기 전 먼저 경쟁자를 구글과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언제나 누군가가 어디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애초에 브런치에 기대했던 것은 네이버 애드포스트처럼 글에 붙어 생기는 광고수입은 아니었다. 브런치에 광고 삽입이 없다는 게 개인적으로 아쉽기는 하다. 애초에 그 목적을 가지고 브런치에 문을 두드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브런치의 방침을 존중한다. 나의 브런치 글쓰기의 수익모델은 브런치 프로젝트에 당선이 되거나, 나의 브런치 글을 읽은 출판사 대표나 에디터의 컨택을 통해 출간 작가가 되어, 베스트셀러 작가와 셀럽이 되어 강연을 하고 TV에도 출연하고 그런 쪽이었다. 글을 써서 책을 내고, 그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게 내가 브런치를 통해 기대하는 수익모델이다.


그것도 안 되겠다 싶으면 최후에 보루 방법은 있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 아직까지는 비굴하게 원고와 출판 기획서를 투고하며 출판사에 문을 두드려 보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출판 편집디자인 과정을 고용노동부 취업성공 패키지 국비지원으로 이수를 했기 때문에, 나에게 책을 디자인하는 기술이 있다. 인쇄 - 창고 보관 - 유통은 대행업체에 돈 주고 맡기고, 내가 글 쓰고 디자인하고 교열 교정하고 SNS 마케팅하고 보도자료 써서 돈 안 주고 뿌릴 수 있는 대에 혈연 지연을 타고 뿌려 보고, 그렇게 1인 출판사를 직접 차려서 내 책을 주로 내면서 나에게 의뢰하는 내 이웃의 책을 내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 물론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1인 출판사를 차리겠다는 것은 아니고, 동생 회사 사업장 구석에다가 사업장 등록해 놓고서, 회사 퇴근 후와 주말에 투잡으로 해볼까 하는 현실적인 생각을 마음속 한 구석에 두고 있다. 협력업체가 될 관련 업체에서 견적도 뽑아 놓았다.


브런치가 간혹 당황스러울 때는 좀 다른 경우이다. 나는 주로 출퇴근 길 전철 안에서 글을 쓰기 때문에, 스마트폰 브런치 어플로 글을 쓸 때가 많다. 브런치는 완전 클라우드 시스템처럼 자동적으로 순간순간 저장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구글 문서나 스프레드시트 같은 경우에는 별도의 저장을 하지 않아도 순간순간 서버에 자동 저장이 된다. 그런 방식도 장단이 있기는 하다. 어쨌든 브런치 글 같은 경우에는 어플로 글을 쓸 때도 자동으로 저장이 되지 않는다. 내가 직접 저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어플을 중간에 끈 것도 아니고, 내 스마트폰의 오류로 어플이 꺼진 것도 아닌데, 거의 다 써 놓고 미처 저장해 놓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이미 써 놓은 글들이 날아가기도 한다.


이게 전적으로 다른 일을 할 때 그동안 쓰고 있던 글을 저장해 두지 못한 내 실수지만 이런 일이 닥칠 때마다 충분히 당황스럽다. 그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브런치가 그런 부분까지 섬세하게 코딩되지 않은 이유는 있는 것 같다. 작가님마다 다르지만 상당 수의 작가들이, 워드 프로그램에 써 놓고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플로 긴 글을 쓰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플로 장시간 긴 글을 쓰는 사용자가 그만큼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런 니즈 자체가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순간순간 저장되는 구글 문서도, 항상 완벽하게 저장이 되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하다. 클라우드 시스템이란 게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 것 같다.


브런치에게 고쳐 달라고 항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난 브런치를 하다가 이럴 때 제일 당혹스럽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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