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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y 27. 2021

기다리고 기대하고 고대했던 제안은 아니었지만

어젯밤 내가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에 대한 깨달음을 나누는 글을 썼다. '글 써서 돈 벌고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 이전에, 노트북 앞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책을 내서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며 작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고 싶다.' '현재 내가 사랑하는 대상은 글쓰기다.' 내가 진정 원하는 바를 그제 어제 깨달았고, 어젯밤 이를 브런치 글로 기록하여 나누었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은 진짜 이유에 관한 브런치 글을 발행하자마자 바로, 브런치 앱 알림인지 카카오톡 앱 카카오 메일 알림인지, 알림 하나가 폰에 떴다. 미리 보기 텍스트 제목이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했습니다.'였다. '드디어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이?' 이런 생각으로 이메일을 확인했다.


기대를 잔뜩 했다. 아니 잔뜩 기대가 들었다. 나의 기대는 능동이 아닌 피동이었다. 내가 학수고대했던 그런 제안은 아니었다.


"작가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자주 종종은 아니지만, 어쩌다 한 번씩 이런 류의 연락이 온다. 짝사랑이었던 첫사랑의 실패가 상사병과 조울증이 되어 2030 청춘을 잃어버리고 인생 쪽박 났지만, 그런 날 사랑해 준 최고의 사랑 에미마를 만나 행복해지고 조울증을 극복한 이야기를 브런치 작가가 되기 이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썼더니, 조울증 한가운데 있는 젊은 청년에게서 "선생님, 도와주세요."라는 쪽지 연락이 왔다. 12번 떨어지고 13번째 브런치 작가가 되어 활동하고 있는 이야기를 썼더니, 브런치에 반복적으로 떨어져서 고뇌의 바다 한가운데 돛단배 위에 홀로 표류하고 계시는 브런치 작가 지망생의 도움을 청하는 이메일이었다.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의 솔루션을 주저 없이 드린다. '제 생각은요.' '~라고 생각해요.' '~이 아닐까요!' 등의 사족은 아직도 습관적으로 남아있을지언정 의도적으로 뺀다. 어차피 내 조언이란 것이 '내 생각'인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고, 다른 전문가를 놓아두고, 나에게 도움을 청하신 분들은, 나의 주관적 편견이 들어간 나의 솔루션을 듣고 싶어서 용기 내어 연락을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General 한 일반적 조언을 드릴 전문성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그분들도 그런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해결책을 찾아서 나에게 오신 것도 아니고 말이다. 수많은 실패로 자갈길만 걷다가 한 번의 성공으로 인생 역전하여 '나름' 꽃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서 희망을 보시고, 내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을 얻고자 찾아오신 것이기 때문이다.


정성껏 내 나름의 솔루션 처방전을 드렸다. 도움이 되셨는지, 이해가 되셨는지, 의문과 궁금점이 풀리셨는지 모른다. 나는 '어설픈 위로' 대신 이렇게 해보세요 하고 확신의 언어로 조목조목 솔루션을 드렸지만, 내가 말로는 아니지만 이심전심으로 전해드리고 싶었던 바는 "저도 그랬어요."라는 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직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언어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는 나만의 구체적인 솔루션을 드렸다.


내가 드린 솔루션에는 없지만, 정답은 따로 있다. 나의 글을 작가의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브런치 작가가 될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정답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필요가 없었던 것뿐이다. 성공의 유일한 정답은 될 때까지 깐 이마 또 까는 것이다. 나는 12번 떨어지고 13번째 붙었지만, 85번 떨어지고 86번째 붙은 브런치 작가님도 계시다. 내가 드린 장문의 솔루션은 좀 더 시간을 앞당기고 작가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브런치 글쓰기의 전략 전술적 측면이지, 작가의 서랍에 글을 쌓아가며 브런치 작가가 되는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작가 신청서를 쓰고 작성글을 첨부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다. 성공의 방법론은 확률을 높이고 속도를 앞당기려는 전략 전술이지, 성공할 때까지 나는 반드시 성공하여 내가 원하는 바를 쟁취하겠다는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내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까지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 가운데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연단되어, 성공 방정식을 채득 하게 되고, 성공하는 사람의 자질 덕목 기술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내가 기대하고 고대하던 그런 제안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 나의 경험이 의미가 되고 도움이 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아주 나중에 작가로 성공하여 체급이 될 때 브런치 글쓰기 멘토링 컨설팅 강의 등을 하고 싶었다. 도움의 요청에 정성을 담아 장문의 이메일 하나 써드린 것이지만, 글쓰기 강사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내가 직업 작가가 되면 하고 싶은 일에는 인세 수입을 받는 글쓰기만 있는 것은 아니고, 글쓰기 교육 사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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