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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n 06. 2021

꿈과 현실 사이에도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

나의 간절한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작가가 아닌 것은 아니다. 12번 떨어지고 13번째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에 지속적으로 에세이를 쓰며 활동하고 있고, 나의 에세이를 읽어 주는 독자들이 있으니, 나 스스로를 에세이 작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지금 되고 싶은 작가는 그런 작가가 아니라, 내가 쓴 글이 종이책과 eBook이 되어 온오프라인 서점에 깔리고, 직업으로서 작가가 되어 글쓰기만 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에 나는 주 5일 하루 8시간 동안 일하는 스타트업 매니저이고, 집에서는 아내 에미마의 남편이고 뱃속의 아가 사랑이의 아빠로서 아내 에미마와 아가와 놀아 주어야 한다. 회사 일을 대표 마음에 흡족하게 하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회사 일에 100%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콩 밭에 가 있을 때가 있다. 가정에서도 아내에게 자상한 남편이 되려고 하지만, 아내 에미마와 아가 사랑이에게 충실한 남편은 아니다.


나는 회사원과 남편 & 아빠로서의 역할을 아주 팽개치는 나쁜 아빠는 아닌데, 회사 일과 가정 일에 충실한 '모범 회사원' '모범 가장'은 아니다. 나는 퇴근 후 집에 와서 다른 남자들처럼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아내 에미마에게 당당하게 말하지만, 아내 에미마 입장에서는 퇴근하고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는 남자나, 퇴근하고 노트북 앞에 앉아 인터넷으로 음악을 들으며 인터넷 검색을 하며 인터넷에 글을 쓰는 남자나, 피장파장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내가 나에게 섭섭해하기도 하고, 나는 내 상황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아내에 대하여 답답한다.


내가 빨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아내와 아들과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서 글을 써서, 다른 일 대신에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만 하면서,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그날을 꿈꾸는 것이다. 다 우리 가족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꿈을 향해 정진한다고, 꿈이 현실이 될까? 나는 꿈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확실히 믿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믿음이고, 가봐야지 아는 것이다. 지나 봐야지 아는 것이다.


지금은 내가 작가이기 이전에, 회사원이고 한 가정의 남편이요 아내기 때문에, 그 역할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지금도 회사와 가정을 내팽겨 치거나 소홀한 것은 아니지만, 열정이 1도 없다. 회사는 돈 벌려고 다니는 것이고, 가정생활은 아내의 남편이고 아가의 아빠니 하는 것일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업으로 삼아 생계도 해결하는 것이 나의 꿈이지만, 지금은 나의 역할들 간의 에너지 분배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게 계속되면 내 삶의 한 부분이 부도가 나 버린다. 글은 계속 쓰되 너무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동생도 충분히 좋은 나의 사장님이지만, 나 또한 충분히 좋은 직원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일에 조금 더 집중을 해야 한다. 에미마가 나에게 훌륭한 아내이지만, 나 또한 아내에게 괜찮은 남편이다. 다만, 아내와 아가와 조금 더 시간을 함께 해 줄 필요가 있다.


꿈을 현실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글 쓸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글쓰기 에너지를 현실의 직장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가져오면 안 된다. 하루 일하는 동안에는 8시간 일에 충실하면서 대표가 원하는 바를 맞추어 주어야 한다. 8시간 일에 충실한다는 게, 창의적으로 일해 많은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장이 할 일이지, 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직원은 다만 사장이 시킨 일을 사장이 원할 때까지 시간 내에 끝내고 퇴근하면 된다. 일 몇 개를 크리에이티브하게 창의적으로 잘해 놓고, 다른 일이 없는 공백의 시간에 멍 때리고 있으면 사장의 마음이 어렵다. 회사의 일을 하고 있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가정에서도 아내가 내가 쓰던 글을 덮고 방으로 들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할 때는 모든 일을 덮고 방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쓰던 글을 끊고 노트북을 덮고 그다음 날로 일을 미루는 것은, 마치 화장실에서 똥을 싸다가 똥을 끊는 것과 같다.


마음을 좀 여유롭게 길게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중요한 여러 요소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No-longer-here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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