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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14. 2021

"포니테일 청년, 길은 네이버에 물어보오!"

"남부경찰서 가려면 몇 번 버스 타나요?"

"어. 잘 모르겠네요."


포니테일의 청년이 길을 묻는다. 모르겠다 대답한 후 나는 네이버 지도 앱으로 남부경찰서를 검색해 본다.


회사 오피스는 신촌역에 있는데, 나는 하루는 방배역의, 하루는 이대역의 점포를 정리하고 회사로 출근한다. 방배역으로 출근하는 날은 병무청 사거리에서 7770번 광역버스를 타고 사당역에 가서 지하철로 갈아탄다.


모른다 대답한 후 네이버 지도 검색을 하는 사이 포니테일 청년은 다른 할머니께 길을 묻는다.


"남부경찰서는 정자동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여기서 3번이나 66번 타시면 돼요."


할머니는 정자동 가는 버스를 타라 하시고, 나의 네이버 지도 어플은 여기서 3번이나 66번을 타라고 한다. 그 사이 66번 버스가 지나갔다.


"여기서 3번이나 66번 타시면 돼요."

"정자동 가는데, 왜 남문 가는 버스를 타."


할머니는 남부경찰서가 정자동에 있다 생각하시고, 나의 지도 앱은 영통을 가리키고 있었다.


"남부경찰서 영통에 있는 거 맞지요?"

"네. 영통."


"영통 남부경찰서 래요."

"영통이면 반대 편에서 타요."


할머니는 영통 남부경찰서를 정자동 중부경찰서와 헷갈리고 계셨다. 그리고 방향도 바로 거기서 타면 되는데, 반대 편에서 타라고 하신다. 할머니는 거기서 남부경찰서 가는 버스를 타 본 적이 없고, 영통의 위치와 현재 위치만을 생각해서 자신의 편견 속의 방향을 알려 주는 것이다. 나는 내 생각을 전해주는 게 아니라, 네이버 지도 어플의 검색 결과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


할머니와 포니테일 청년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사당역으로 가는 빨간 광역버스 7770번이 와서 나는 버스에 올라탔다.


포니테일 청년은 남부경찰서에 잘 도착했을까?


포니테일 청년! 길은 할머니에게 묻지 말고, 네이버나 카카오나 구글 지도 어플에 물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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