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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06. 2021

요한이 50일 사진 찍으러

요한이 50일 촬영을 다녀왔다. 오늘로 58일인데 일정을 그렇게 잡았다. 요한이 태어나기 전 만삭 사진을 찍는 날 예약을 했다.


사실 시작은 사진관의 상술 때문이었다. 산후조리원에 사전예약을 했을 때, 무료 만삭 사진 안내를 받았다. 만삭 사진은 무료로 찍어주는 것은 맞다. 예쁘게 잘 찍어주고, 감동적인 영상도 만들어 준다. 예쁜 사진과 감성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거기에 남편이 아내에게 쓴 손편지도 들어간다. 그런데 아기 성장 사진 계약을 안 하면, 무료로 찍어 준 만삭 사진을 파일로도 주지 않는 것이다. 무료 만삭 사진과 동영상을 파일로 받기 위해, 성장 사진을 계약하게 된다.


우리는 미니멈으로 찍기로 했다. 백일 사진은 안 찍고, 돌 사진만 찍기로 했다. 50일 사진은 서비스로 알고 있다. 성장 사진을 다 찍는 것은 아니고, 50일과 돌만 찍기로 했다. 돌 사진 한 장 찍고 마는 게 아니라, 돌 때는 돌 사진을 성장 사진처럼 몇 가지 콘셉트로 촬영을 한다. 한 번 촬영에 백 장 이상의 사진과 한 두 개의 동영상을 준다.


사진관에서 아기 옷 갈아입히고, 포즈 잡는 법을 모르는 신생아에게 포즈 잡게 하면서, 처음에는 상술에 넘어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사진을 다 찍고 사진과 영상을 받았더니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예쁘고 추억이 사진으로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은 촬영장에는 못 들어가시지만, 우리 부부를 차로 데려다주셨다. 부모님께서 점심 사주신다고 했는데, 우리 부부가 돼지갈비를 사드렸다. 4인분 먹고 밥이랑 된장찌개 시키니 8만 원이 조금 넘었다.

 

어머니께 하루 종일 아기 보는 아내 쉬게 해주고 싶다고, 아기를 어머니께 맡기고 커피랑 저녁밥 밖에서 먹고 오겠다 했다. 어머니는 흔쾌히 허락하셨지만, 아내는 어머니 힘들다고 안 된다고 했다.


데리고 동네 카페 까지는 왔는데, 아내가 어머니 힘드시다고 집에 빨리 가자고 해서, 차 한 잔씩 마시고 바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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