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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Apr 05. 2022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악마를 보았다

윤상엽 이은해 / 조현수 이은해


지난주 금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퇴근길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다가, 충격적인 영상을 보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클립 영상이었다. 아내 이은해와 내연남 조현수가 수영 못하는 남편 윤상엽가평 계곡에 데리고 가 다이빙하게 하여 죽게 한 사건이었다. 직접적으로 떠민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이은해가 "오빠, 다른 남자들 다 뛰어내리는데 오빠는 왜 못 뛰어내려? 오빠 안 뛰면 내가 뛰어내린다."라고 말하고, 수영 잘하는 조현수가 튜브 던지고 먼저 뛰어내리고 튜브를 안고 있었다. 등을 민 것은 아니지만, 말과 심리로 밀어버린 것이다. 이은해가 윤상엽 명의로 만들어 둔 8억 보험이 만료되기 4시간 전 윤상엽은 익사한다. 그알에 최초 제보한 것은 이은해였다. 대형 보험사가 8억의 보험을 주지 않고 고인의 죽음에 대하여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이었다. 죽은 남자가 불쌍해서 눈물이 났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알 유튜브 채널에서는 전체 영상이 아닌 부분 클립만 올라오기 때문에, 전체 영상을 보기 위해 OTT 웨이브 구독을 했다. 평소 넷플릭스를 보는데,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 플러스 등 다른 OTT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가 독점적으로 올라오면 일회성으로 구독했다 바로 끊는다.


웨이브 2020년 10월에 방영한 『가평 계곡 익사 사건』에 관련된 영상을 보았다. 토요일 밤 SBS TV에서 같은 사건에 대해서 방송을 했다. 새로운 방송은 아니었고, 전에 방영했던 방송을 지금 시점에서 살짝 수정해서 그대로 재방송해 주었다. 오는 토요일 그 이후 나온 새로운 제보와 수사를 토대로 후속 방송을 한다. 그알 역대급 레전드 사건인지라, 아마도 사건 수사 진행 사항에 따라서, 앞으로도 몇 차례 더 방송이 될 것 같다.


이은해가 남편 윤상엽을 데리고 친구들과 함께 가평 계곡에 놀러 갔다. 이은해 윤상엽 부부를 포함하여, 커플 세 쌍과 남자 한 명, 이렇게 총 7명이서 갔다. 그런데, 남자 한 명이 이은해의 내연남 조현수였다. 조현수가 내연남이라고는 하는데, 보통의 내연관계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남편과 함께 가는 나들이에 내연남을 데리고 갔다. 이 전에도, 내연남 조현수와 그의 애인과 이은해와 그녀의 남편 윤상엽 넷이서 나들이에 가기도 했다. 평소, 내연남 조현수가 윤상엽을 형님이라 부르며 따라다녔다. 보통 배우자에게 들통날까 봐도 배우자와 내연관계인 이성과 함께 자리를 만들지 않지만, 보통의 내연관계라면 내연관계의 연인도 각자의 연인 배우자에 대하여 질투를 하기 때문에 내연관계의 연인이 본인들의 연인 배우자와 함께 어울리지 않는다. 이은해와 조현수가 보통의 내연관계였더라면, 남편 윤상엽과 조현수의 여자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은해와 조현수 본인들에게도 불편하고 짜증 났을 것이다.


이은해와 조현수가 어떤 인물인지 알면, 일반적이지 않은 내연관계가 이해될 수 있다. 이은해는 업소 아가씨였고, 조현수는 업소 업주였고, 업소에서 만나 오빠 동생 이성친구로 지내게 된 사이다. 조현수는 업소를 운영하기도 했고, 여성을 위한 업소인 호스트바 일도 했고, 불법 도박 관련 일도 했고, 돈이 되는 각종 불법행위를 하며 지하경제에 종사했다고 한다. 서로 내연관계에 있는 기간에도, 각자 남편을 두기도 했고, 애인을 두기도 했고, 심지어 자신들의 연인들을 데리고 함께 만나기도 했다.


아내 이은해와 남편 윤상엽 간의 관계도 일반적인 부부와는 사뭇 다르다. 혼인신고는 했는데, 양측 부모가 만나 상견례도 하지 않고,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다. 윤상엽과 만나는 동안 다른 남자랑 결혼식을 올리고 깨기도 했다.


윤상엽이 집에서 1억을 얻고 4천을 빌려 인천에 신혼집을 얻었는데, 인천 신혼집에서는 이은해 본인도 아니고 친구가 살고, 윤상엽은 수원에서 월세 30만 원짜리 반지하에 살았다. 주중에는 이은해는 인천에 살고 윤상엽은 수원에서 살고 주말부부를 했는데, 그 이유가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각자의 일 때문이 아니라 이은해가 그렇게 사는 게 좋다고 해서 그랬다고 한다.


윤상엽의 가족이 윤상엽의 장례식 때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윤상엽의 호적에 이은해가 결혼 전 낳은 10살 딸이 올라와 있었다. 윤상엽의 동의를 얻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 딸은 이은해의 부모가 키우고 있었다.


윤상엽 이은해를 사랑했고 결혼 관계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이은해는 윤상엽과 혼인신고를 했을 뿐 남편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은해와 조현수가 윤상엽을 공사 친 것이다. 윤상엽은 두 연놈에게 공사당한 것이다.


윤상엽은 대기업 CJ 바이오에서 15년 차 근무해왔고, 연봉이 6천 이상이었는데, 이은해를 만나고 개인회생을 하고, 친구에게 배고프다고 3천 원을 꾸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장기매매 브로커에게 신장을 팔려다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이 되었다. 자살하려고 로프를 구매하면서, 우울증으로 자살이 있으면 자살도 보험금을 탈 수 있는데, 아내 이은해가 몰라서 못 타 먹으면 어쩌지 했다. 이미 윤상엽이 파괴되어 있을 때, 이은해와 조현수가 윤상엽을 계곡으로 데려가, 이은해는 "오빠 다른 남자들처럼 뛰어내려봐. 오빠 안 뛰면 내가 뛴다." 하고, 조현수는 튜브 던지고 먼저 다이빙한다. 등을 떠민 것은 아니지만, 말과 심리로 떠민 것이다. 단순한 심리적 지배 가스라이팅과 구할 의무가 있고 구할 수 있는데 구하지 않는 부작위가 아니다. 이은해는 스스로 뛰어내릴 수밖에 없는 심리적 장치를 만들고, 조현수는 먼저 뛰어내려 옆에서 윤상엽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본 것이다. 8억 보험 만료 4시간 전에 말이다.


그런데, 이 사건 이전에도 최소한 두 차례 살인 시도가 더 있었다. 복어 정소와 복어 피를 섞어 먹였는데 치사량에 이르지 못했고, 낚시터에서 수영 못하는 윤상엽을 두 연놈이 빠트렸다고 한다.


윤상엽이 죽은 후 2달 밖에 안 되었을 때 이은해는 수상스키를 타며 즐기는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려 고인 윤상엽의 가족과 지인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또 윤상엽 사망 후 5달도 안 되어 딸과 해외에 놀러 가서 즐겁게 즐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은해 지인들도 이은해가 멘탈이 세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이은해의 특이사항이 있는데, 이은해가 초등학생 때 가난한 사람들의 집을 고쳐주는 프로그램 러브하우스에 출연했었다. 장애인 부모와 함께 사는 착한 어린이의 모습이었다. 이은해는 당시 TV에서 고맙다며 커서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중학교 때 학교를 그만두고 업소녀로 살아왔고, 지금은 대한민국의 공분을 일으키는 희대의 악녀가 되었다. 윤상엽 전에 만나던 두 명의 전 남자 친구도 석연치 않은 사고로 사망했다.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연봉 6천이 넘는 윤상엽에게 빨대를 꼽은 것이다. 윤상엽이 그렇게 빨리 무너질 줄 몰랐을 수도 있다. 연봉 6천이면 외벌이로 한 가정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수입이기는 하지만, 쓰고 싶은 것 다 쓰고 즐기면서 경제적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정도의 돈은 아니다. 이은해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니, 수상스키 등 수상 레저 스포츠를 좋아했고, 해외여행도 자주 다녔다. 윤상엽도 데리고 말이다. 대기업 연봉 6천이 보통의 문화생활 정도 넉넉하다는 것이지, 누릴 것 다 누리고 사는데 충분한 정도는 아니다. 윤상엽과 혼인신고를 할 때 즈음에는, 이미 죽일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혼인신고 6개월 후 8억의 보험을 윤상엽에게 걸어두었으니 말이다.


2020년 10월 그알 방송 시점에는 의혹이었는데, 지금은 용의자가 되어 공개수배가 되었고, 도피 중이다. 희대의 악녀를 보면서, 내 마음속에 천불이 일어난다. 죽은 윤상엽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나와 같은 1980년도 생인데 말이다. 희대의 악마 두 연놈이 속히 잡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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