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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y 18. 2022

다함스토리


나의 이름은 최다함이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세 가지 중의적 의미로 내 이름을 지어주셨다. 첫째, 윗과 아브라. 둘째, 최선을 다하라. 셋째,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 어디 가나 나의 이름은 관심을 받았지만, 내 인생에 나의 이름의 무게는 무거웠지 싶다.


1980년 1월 10일 태어나, 2000년 봄 스물한 살 군대에서 조울증에 걸렸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했던 나는, 하나님과 노래를 사랑하는 소녀를 사랑했다. 나는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재수를 하고, 춘천에 있는 강원대학교 영어교육과에 입학했지만, 나는 소녀를 잊지 못했다. 2000년 1월 입대하여 그해 봄 조울증에 걸렸고, 그 여름 의가사 전역을 했다. 조울증이란 질병에 대한 무지로, 꾸준한 관리로 조절이 되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13년 반 만에 박사도 아닌 학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비정규직 영어교사로서 잠시 직장생활을 했지만, 조울증의 재발로 경력은 단절되었고, 집에서 가족 일을 도우며 소일하며 지냈다. 소녀는 재수를 하고, 인서울 대학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스트레이트로 하고, 교수님이 되었다.


첫사랑 소녀가 나의 마음을 떠나간 후에도, 평생의 사랑할 한 여자를 찾아 끊임없이 누군가를 사랑했지만, 첫사랑의 실패로 조울증에 걸려 개털이 된 남자를 그 어떤 여자가 동정은 할지언정 사랑 할리 만무했다. 나의 모든 사연과 처지를 알면서도, 자신이 나를 사랑해주면 하나님께서 나를 치료하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아내 에미마는 나를 사랑해 주었다.


아내 에미마를 처음 만나 결혼할 때 나는 직장도 돈도 없었다. 물론, 우리 부모님께서 우리 부부를 후원해 주셨다. 부모님 집에서, 부모님 용돈을 받으며 지냈다. 물론,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 내려가 왕대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다. 시골에서 그렇게 농부로 살고 싶지는 않아서, 국비지원 취업성공패키지로 출판편집디자인을 배우고 구직활동을 했다. 그 기술을 가지고 취업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다른 사람 쫒아다니지 말고, 집에서 1인출판사 하면서 내 책을 내자 하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아들 요한이가 생겼고, 동생이 불러 동생 회사 스타트업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되었다.


낮에는 회사에서 돈 벌고, 밤과 주말에는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시간을 보내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브런치에 글을 쓴다. 세 식구 먹고살기 위해 마지못해 회사에 다니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 부부를 사랑해 주는 동생을 돕는 빚진 마음으로 회사에 다니는 부분도 있다. 나의 꿈은 집에다 1인출판사 사업자 등록을 해놓고 내 책만 내면서 사는 것이다.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줌 강연하고, 가끔 오프라인 강연도 하고, 그렇게 사는 것이다. 공식적이고 대외적으로는, 작가요, 1인출판사 대표인데, 실제로는 일찍 은퇴하고 백수가 되는 게 꿈이다. 돈 안 버는 백수 말고, 돈 버는 백수 말이다. 퇴사일 은퇴일도 정했다. 2023년 12월 31일로 하려 했는데, 그날은 일요일인지라, 그해 마지막 영업일인 2023년 12월 29일로 퇴사일 은퇴일을 정했다. 2024년 1월에는 아들 요한이는 어린이집 가고, 아내 에미마는 집에서든 직장을 나가든 자기 일을 시작하고 말이다. 물론,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책 쓰고, 하는 것들은 그때 가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미약하게나마 하고 있다.

 

나의 첫 책의 제목은 <다함스토리>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자서전이며 사랑 에세이이다. 이 책의 초고는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북에 썼다. 작가로서 나의 첫 책은 나의 이야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의 첫 책 집필은 새로운 글을 쓰는 과정이 아니다. 그동안 써왔던 글을 모으고 정리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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