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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y 21. 2022

파리도 사랑을 하는데


2015년 봄이었다.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1달 동안 청년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옹달샘 자봉을 했던 이유는, 옹달샘 스태프를 아침지기라고 불렀는데, 아침지기가 예뻤다. 큰고모의 추천으로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건강치유 프로그램 <녹색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옹달샘 아침지기가 예뻐서, 옹달샘에서 한 달 동안 청년자원봉사를 했다.


명상센터 옹달샘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쓰시는 고도원 작가님께서 운영하시는 명상치유센터인데, 옹달샘 내부 사람들은 고도원 작가님을 이사장님이라 불렀다. 나는 옹달샘의 직원도 손님도 아닌 자원봉사자였다. 옹달샘의 객과 패밀리와 그 사이였다. 옹달샘에서 내가 자원봉사하는 기간에 이사장님 생신이 있었다. 충주 시내 뷔페집에서 생신 파티를 했다.


옹달샘에서 자작곡을 여럿 불러, 옹달샘 패밀리는 내가 취미로 노래 만드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사장님 생신 파티 때 나를 무대에 불러 나의 자작곡을 부르게 시킬 것이 뻔했다. 그전에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부르고 싶지는 않았다.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싶었다.



그때 옹달샘 마당에서 파리 위에 파리가 올라앉아 사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놓았는데, 보관을 잘 못해서 지금은 날아갔다.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진인데, 내가 보았던 파리 러브신과 정확히 일치하 장면이다. 파리의 make love를 보고 가사가 떠 올랐다. 당시 나는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를 들으며 <파리도 사랑을 하는데>를 작사 작곡했다. 최다함이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를 들으며 작사 작곡을 하면 <파리도 사랑을 하는데>라는 노래가 나온다.


이사장님 생신 파티 때 장기자랑을 했고, 역시나 나도 불려 나갔다. 나에게 자작곡을 불러달라고 했다. 기존에 발표했던 자작곡 중 옹달샘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있었다.


"그 노래 말고 다른 노래 만들었는데, 그거 해도 될까요?"


다들 당연히 좋다는 분위기였다.


파리도 사랑을 하는데
파리 파리

엉덩이 큰 파리 위에
파리한 파리 올라앉아
파리 파리

파리도 사랑을 하는데
파리 파리


다들 뒤집어졌다. 포복절도를 했다. 내 노래는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들으면 다들 자기도 모르게 따라 하고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옹달샘 식구들이 전부 내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충주 시내 뷔페집에서 옹달샘까지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던 아침지기가 운전하는 봉고차를 타고 돌아왔는데, 운전하는 아침지기도 <파리도 사랑을 하는데>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 노래에 본인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일주일이 넘도록 명상센터 옹달샘 사람들은 내 노래 <파리도 사랑을 하는데>를 흥얼거리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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