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 생신이다. 원래는 아이패드용 키보드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를 사드리려고 했다. 지난 어머니 생신 때 그림 그리시라고 아이패드 에어4를 사 드렸다. 어머니 아버지 평소 생신 때마다 올해처럼 큰 선물을 해 드렸던 것은 아니다. 어머니께서 내 사촌 동생이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는 것을 보시고 하고 싶으신 것 같아서 언젠가 선물해 드려야겠다 생각하다 올해 생신 때 드렸고, 마침 올해가 어머니 칠순이었다. 어머니께 선물드렸지만, 은퇴 목사님이신 아버지께서 설교할 때 쓰신다. 그래서 올해 아버지 생신 선물로 아이패드용 애플 정품 키보드를 사 드리려 어머니께 운을 띄었다. 어머니는 비싸지 않냐고 하셨지만, 아버지는 처음에는 키보드가 있으면 좋겠다 하셨지만, 오늘 아침에 전화를 드려보니 아이패드에서 아래한글 문서를 수정할 수 있으면 키보드가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필요 없다고 하셨다. 우리 부부가 이미 애플 정품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를 사 드리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무를 수는 없었다.
"아버지. 가격은 비슷한데. 아이패드 키보드랑 갤럭시 스마트 워치 중 고르세요."
"스마트 워치"
아이패드를 사 드리니까 유용하게 쓰시면서도, 키보드의 필요성은 아래한글 문서를 수정하는 용도가 아닌 이상 딱히 느끼지 않으시는데, 어르신들도 스마트 워치는 다 아시나 보다.
그래서 쿠팡에서 사 드리기로 했다. 오늘이 생신인데 오늘 주문하면 로켓 배송으로 보내도 내일 도착한다. 로켓 배송 옆에 로켓 선물이라고 있었다. 집으로 내가 배송 신청을 하는 게 아니라, 결제를 하면 쿠폰이 아버지 카톡으로 가는 것이다. 아버지는 거기에 배송 주소를 넣으시면 된다. 어차피 도착하는 날짜는 같은데, 카톡으로 쿠폰을 보내드리면 오늘 생신 당일 선물이기 때문이다. 세상 참 좋다 생각했다. 아내에게 의견을 물으니 좋다고 했고, 내 통장으로 바로 돈을 쏴 주었다.
그런데 내가 청구한 비용보다 4만 원이 더 온 것이다. 아내가 잘못 보냈나 했다.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 나머지는 요한이가 할아버지 생신선물로 커피 선물해 드리는 거야."
"카톡으로 선물해 드리라고? 스타벅스?"
"응"
"이거는 너무 많고. 커피 두 잔이랑, 조각 케이크랑 세트로 보내드릴게."
스마트 워치만 해도 그 액수가 아니라 우리 형편에 그 마음을 어머니 아버지께서 기쁘게 생각하시는데, 아내는 여기에 손자 요한이가 할아버지께 보내는 것이라고 커피 쿠폰을 따로 보내드리라고 한다. 아내의 말대로 따르며 그게 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