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에세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다함 May 29. 2022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

나 자신으로 삶으로 돈 벌고 싶다

얼마 전 내가 참여하고 있는 단톡방에서 나의 꿈이 일찍 은퇴하고 돈 안 버는 백수 말고 돈 버는 백수가 되는 것이라 했다. 퇴사일 은퇴일 백수가 되는 날을 2023년 마지막 영업일 12월 29일로 잡아놓았다고 했다. 물론, 내 나이 43인데 꿈이 백수는 당연히 아니다. 어떤 문장은 맥락 속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듯이, 그때 나의 말은 그때 맥락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단톡방에서 은퇴하신 여사님께서 하실 <은퇴 후 삶>에 대한 강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은퇴 준비를 주제로 대화를 하다 보니, 나는 내 꿈이 2023년 12월 마지막 날 은퇴하고, 돈 안 버는 백수 말고 돈 버는 백수가 되는 것이라 했다. 오직 내가 쓴 책만 내는 1인출판사를 만들어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 다니면서, 돈 버는 백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이었다. 작가 대신 돈 버는 백수가 되고 싶다는 말은, 어디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작가 활동을 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과 주말에는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지금 나의 삶이 나를 제외한 내 주위 다른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나 혼자만 불행하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은 근원적인 이유는,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일을 하고 싶다. 작가의 삶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나에게 작가의 삶이 그렇다.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온오프라인 경연 다니며, 그로서 경제생활하는 것이다.


세상이 내가 글 쓰는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그게 나의 메인이 되고, 업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 같다. 내가 작가 되는 것을 세상이 질투한다기보다, 그냥 지금처럼 살면 안 되냐 그런 시선 같다. 글 쓰는 것은 취미나 부캐로 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 작가도, 글을 많이 잘 쓰는 작가도, 소통을 잘하는 작가도, 아직은 아니다. 작가로서 나의 베이스는 생각이다. 나는 나의 생각이 이끌어서 작가가 되어가는 작가이다. 생각이 많아 그 생각을 글로 쓰며 살고 싶은 작가이다. 나는 내 생각을 생각하며 나의 생각으로 더불어 밥을 먹고살고 싶은 사람이다. 내 생각이 가는 대로 살고 싶다.


세상이 나에게 글을 쓰지 말라고 하지는 않는다. 회사 다니고, 집에서 아내와 아들 케어하면서 가정생활 잘하고, 일찍 자고 건강관리하면서, 시간 나면 취미로 글을 쓰라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회사 다니는 대신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아내와 아들이 곁에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을 하는 것이다. 나의 바람은, 회사를 다니는 것도, 아내와 아들과 뭘 함께 하는 것도 아니다. 아내와 아들 옆에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는 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으로 따박따박 정해진 안정된 월급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면서,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은 돈을 버는 게 나의 꿈이다.


집이나 카페에서 아내와 아들 곁에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 다니며 그렇게 돈 벌고 살고 싶다. 그게 작가인데, 그냥 나 자신으로서 온전히 내 생각이 가는 대로 따라가며 사는 것으로 밥 먹는 다 해서, 돈 안 되는 백수 말고 돈 버는 백수로 살고 싶다고 말한 게, 그런 류의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2 서울국제도서전 예매를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