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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n 08. 2022

꿈을 포기하는 것 까지는 아니고

원한다고 이룰 수 있을지 모르는 것에 대한 욕심 내려놓기

나의 꿈은 작가다. 작가라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써서 작가라니까, 브런치에 글을 쓰는 나는 지금도 작가이기는 하다.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 다니고, 직업으로서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렇지만, 꿈을 꾼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금 내가 회사에 다니는 것은, 자아실현을 위해서도 아니고, 돈 벌려는 목적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은,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업으로 삼고 싶다. 그러나, 그게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꿈을 포기한 것도 아니지만, 조금 다른 차원으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글쓰기이지만,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아내와 아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회사에서 돈을 벌어야 하고, 집에서 아내와 아들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주어야 한다.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이 되어야, 상위단계의 욕구를 추구할 수 있다.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애정과 소속의 욕구'를 충족하려면, '생리적 욕구' 돈이 충족이 되어야 한다. 많은 돈이 아니라, 먹고살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생리적 욕구만 가지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 욕구가 충족이 되면, 그보다 상위단계의 욕구를 채워야 한다. 나는 하위 단계의 욕구도 충족하지 못하면서, 최상위 단계의 욕구를 최하위 단계의 욕구인 생리적 욕구로 삼기를 원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꿈은 이루어질지 안 이루어질지 모른다. 일단, 지금은 작가의 꿈을 놓아야 한다. 지금 내가 추구해야 할 것은, 남편이요 아빠의 역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회사에 다니며 돈을 벌어야 한다. 그 외에 시간에는 아내와 아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글쓰기가 달라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글은 지금처럼 계속 쓴다. 다만, 더 이상 언제까지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강박과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꿈이 속히 이루어질 수도 있고,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유튜브를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을 다니고, 직업으로서의 작가로서의 삶은, 글쓰기가 업이 될 수 있을 만큼 소득이 생겨 업으로서의 작가가 되었을 때 시작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남편과 아빠로서의 나의 역할이, 돈을 벌기 위한 회사원으로서의 나의 역할이, 나의 글의 주제와 소재가 될 수 있다. 꿈은 가슴에 묻고, 현실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나이다. 내가 청소년도 청년도 아닌 장년이니 말이다. 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놓아두는 것이다. 


우선순위와 생각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지, 나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낮에는 회사에서 돈 벌고, 밤과 주말에는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시간을 보내고, 틈틈이 브런치에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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