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늦은 퇴근길 사당에서 수원을 향하는 7770번 빨간버스 안에서, 문득 독서지도사를 녹색창에 넣어 보았다. 독서지도사 중 독보적으로 공신력과 신뢰도가 있는 것은 한우리 독서지도사다. 독서 토론 논술을 지도하는 사교육 업체 한우리에서 한다.
나의 관심은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독서 토론 논술 프랜차이즈 교육 비즈니스'가 아니었다. 내 책을 펴내는 1인 출판사 <다함북스>를 하면서, 내 출판사 이름을 걸고 하는 '글쓰기 교실'이었다. 이를테면 '도서출판 다함북스 글쓰기 교실' 이렇게 말이다.
'독서 토론 논술' 학원에서 독서 전후활동으로 글쓰기 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글쓰기 교실에서 글쓰기 전후활동으로 독서 토론 논술 등을 하는 컨셉이다. 기존의 사교육 시장에서 하는 독서 토론 논술 과정을 글쓰기 전후활동으로 활용하면서 글쓰기 교육을 하는 컨셉이다.
한우리가 제일 잘 나가고, 커리큘럼이나 독서 전후활동이 잘 짜여 있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에 내는 로열티도 로열티고, 프랜차이즈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에 종속되어야 한다.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의 재구성이 어렵다.
나의 관심은 '독서 토론 논술'이 아니라 '글쓰기'인데, 글쓰기 전후활동으로 현재 사교육 시장에서 하고 있는 '독서 토론 논술'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뿐이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글쓰기 전후활동이 꼭 '독서 토론 논술'일 필요는 없다.노래를 듣거나,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보거나, 생각을 하면서, 자신만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쓸 수 있다.
내가 관심이 있는 내용의 자격증 교육과정이 있었다. 글쓰기 전후활동으로 할 수 있는 독서 토론 독서상담 영어독서 등의 지도법을 공부한다.
민간자격증이라 자격증 자체는 공신력이 없고 자격증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그 교육을 통하여 능력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100% 장학지원이라고 수강료가 0원이지만, 자격증 발급비용이 개당 8만 원 정도 될 것이다. 학점장사가 아니라 자격증 장사이다.
내 책을 내는 1인 출판사 <다함북스>를 만든다. 출판사에서 글쓰기 교실을 운영한다. 독서 토론 논술 등 기존의 사교육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글쓰기 전후활동 일부로 활용한다. 글쓰기 전 활동이 꼭 독서일 필요는 없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에세이를 쓰는 것이다. 수강생의 글을 책으로 담아 내 출판사에서 출간할수 있다.
뭐 이런 몽상 또는 망상을 잠깐 끝도 없이 펼쳐보았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글쓰기를 하기에 우호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글 쓰는 그 자체다.
집 또는 카페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 읽고 인터넷 검색하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며, 글을 쓰고 유튜브를 하며, 온오프라인 강연을 다니는, 전업작가가 되는 것이다.
글쓰기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지금 회사에 다니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거의 모든 회사에서 업무적 목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 외에는 글쓰기랑은 그다지 상관이 없지만, 생활을 하기 위해 돈을 번다는 점에서, 글쓰기 관련 비즈니스랑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사장인 동생이 회사가 잘 되면 나에게 월급을 많이 주고 싶어 하기 때문에, 글쓰기가 밥벌이가 되기까지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 붙어있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돈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돈은 일단 밥 먹고 살 정도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밥벌이가 되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며 돈 많이 버는 것보다 좋다. 중장기적으로는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을 해야 돈 같은 돈을 만져 볼 수 있다.
돈은 일단 우리 식구 입에 풀칠만 하면 된다. 돈의 엉덩이 꽁무니를 쫓아다니기보다, 돈이 나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엉덩이를 흔들게 하고 싶다. 물론 자아실현도 기본적인 밥벌이가 되고 나서 추구해야 한다. 내가 청년이 아니라 장년이고, 솔로가 아니라 가장이니 말이다.
그렇게 내 의식의 흐름대로 한여름 밤의 꿈을 꾸다 단박에 꿈에서 깨어났다.
나의 꿈은 글쓰기로 밥 먹는 것이지, 글쓰기와 관련된 비즈니스로 밥 먹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글쓰기로 밥 먹는 그날까지 동생의 성공을 도우며 동생 회사의 노동자가 아니라 파트너 구성원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