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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31. 2020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아내는 두루두루 뭐든지 잘 한다.

강릉 안목커피거리 ⓒ 최다함


에미마는 한국말도

요리도 너무 잘 한다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네팔아내 에미마가 나에게 하는 말이다. 한국사람이 할 수 있는 표현도 잘 한다. 다문화센터 한국어 수업에서 배운 표현이다. 작년에 논산 시골집에서 귀농하신 부모님과 함께 왕대추농장을 할 때, 논산 시내에 있는 논산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 수업과 바느질 등 문화수업에 참여하였다. 올해는 우리가 수원으로 와서 우리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 마침 코로나 정국이라서 논산다문화센터에서도 한국어 수업을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라이브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하여, 수원에 있는 지금도 논산다문화센터를 통하여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에미마는 요리를 너무 잘 해요.
네팔 요리도 잘 하지만, 한국 요리도 한국 사람들보도 훨씬 더 잘 해요.
요리사에요. 요리사!


아내 에미마를 띄워 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나의 진심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사랑과 격려의 칭찬을 해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내의 음식이 너무 맛있는 남편의 솔직한 표현이다. 이것은 나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우리 어머니 아버지나 아내의 음식 솜씨를 아는 사람들도 한결같이 아내의 음식솜씨에 대해 평가하는 바이다. 내가 아내의 음식 솜씨를 칭찬하거나, 아내의 미모를 칭찬하면, 아내는 한국사람들이나 표현할 만한 한국어 표현을 맛깔스럽게 한다.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작년 논산다문화센터 바느질 수업에서 아내가 만든 작품 ⓒ 최다함


섬세함과 센스가

있는 에미마


아내 에미마는 다재다능하다.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하여 두루두루 잘 한다.


작년에 아내가 논산다문화센터에서 바느질 수업을 하면서 만든 작품이다. 아내는 다재다능하다. 한 분야에 깊은 조예를 보이거나, 천재성을 보이는 것은 아닌데, 대체로 두루두루 잘 하는 편이다. 나는 내가 관심 있는 부분만 잘 하는 반면에, 아내는 모든 부분에 대해 세심하게 관찰한다. 


어떤 일이든 천재성을 드러내는 소수처럼 빨리 깨우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평균을 넘는 정도의 이해 속도를 보인다. 일단 모든 부분에 대해 기본적으로 성실한 자세를 가지고 있고, 섬세함과 센스가 있다. 아내는 한국에 와서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했는데, 훌륭하신 선생님께서 재능기부를 해주셔서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아내는 네팔에서 피아노를 잠깐 만져 보았다고는 하는데, 생초보나 마찬가자의 실력이었다. 지난 주부터 시작하여 오늘이 두 번째 수업인데, 평균보다 빠르고 능숙하게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본인이 가장 배우고 싶고 좋아하는 것이 피아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내는 사무실 일도 잘 하고, 농장 일도 잘 하고, 공장에서 하는 일도 잘 한다. 요리도 잘 한다. 에미마도 사람인지라 당연히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양한 부분에 대하여 두루두루 잘 한다. 내가 볼 때 에미마는 사무실 체질이다. 네팔에서도 농장이나 공장이 아닌, 병원 같은 사무실에서 일했다. 고아원 같은 역할을 하는 호스텔에서도 일하고 말이다. 보건교육으로 네팔 트리부반 대학교 대학원 석사 과정을 한 인재이다.


아내가 피아노를 배우러 가는 날이라 함께 동행하였다 ⓒ 최다함


에미마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


나는 아내 에미마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인이 기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현재까지 아내가 가장 뛰어난 재능을 사람들에게 보여 준 부분은 요리이다. 아내가 요리사 보다는, 요리 유튜버나 요리연구가 같은 것을 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한국에 사는 다문화여성들이나 외국인들에게, 네팔요리나 한국요리를 가르쳐 주고, 한국에 사는 이방인들을 케어하는 일들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잘 되어 나 혼자 벌어도 경제력이 되면, 아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집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와 아내가 가장 바라는 것도 아기이고, 아내가 아기가 태어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도 육아인데, 나 혼자 벌어 우리 가족이 살 수 있으면, 아내가 원한다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내의 직업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내가 좋아하고, 아내의 기쁨이라면 말이다. 현대의 젊은 여성들은 아이가 있고 남편이 돈을 많이 벌어와도, 직장에 가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원하기도 하는데, 모든 여성이 그런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 하지 않고 집에서 자녀를 키우면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럴 수 있는 경제적 형편이 된다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내 에미마가 본인이 가장 기뻐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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