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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회사원이 되었는데

by 최다함



내가 지금 회사를 다니는 것은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다. 한 달 벌어 우리 세 식구 한 달 사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게 힘들다. 다른 직장인들도 다들 마찬가지이겠지만, 회사에서 하는 일 중 할만한 일도 있고 못해 먹겠다 싶은 일도 있다. 회사를 떠나지 않는 이상 해결책이 없는 문제다. 다른 회사에 가도 할만한 일과 못해 먹겠다 싶은 일이 생길 것이다.


지금 일 말고 다른 일을 알아볼까도 수도 없이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일 말고 다른 일도 결국은 스쳐가는 일이다. 집에서 책 읽고 글 쓰는 작가를 꿈꾸지만 그게 내가 하고 싶다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쩌다 회사원이 되었다. 그렇게 한 달 벌어 세 식구 한 달 산다. 대신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 때로는 이러다 돌아버리거나 화병 나겠다 싶을 때가 있다. 나랑 안 맞는 일일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다른 현실적인 대안은 없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날을 기다릴 뿐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집에서 자유롭게 책 읽고 글 쓰며, 누구 아래에 누구 위에 있지 아니하고, 나로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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