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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12. 2022

요한이의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경기를 일으켰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토요일 아내 에미마랑 아들 요한이랑 춘천 가기로 했었다. 결국 가지 못했다. 밤새 아들 요한이의 열이 40도까지 올랐다. 수건을 미지근한 물에 적셔 온몸을 닦아주고, 해열제를 먹여, 토요일 아침에는 체온이 정상범위로 돌아왔다.


밤새 아팠던 요한이랑 밤새 잠을 못 잔 요한이와 춘천에 갈 수는 없었다. 여행은 컨디션이 좋을 때 가는 것이다.


열이 한창 올랐을 때 아침에 병원 갈까 했었는데, 열이 내려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 낮에는 괜찮았는데, 저녁이 되자 열이 다시 올랐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야간과 주말에도 진료하는 병원이 있다. 9시까지 하는데 8시 반까지는 도착해서 접수를 해야 한다. 8시 반에 겨우 도착했다. 해열제 처방을 해주면서 열이 떨어지면 월요일에 오고, 안 떨어지면 다음날 일요일에 와서 코로나 검사를 하라고 했다.


집에 와서 요한이에게 약을 먹이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순하게 약을 받아먹는다 했더니, 눈을 뜬 채 의식을 잃은 듯 엄마도 아빠도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했다. 열성경련 경기를 일으킨 것이다. 평소에 침착한 에미마도 이럴 때는 당황하고 운다. 아들 요한이의 두 번째 경기지만 여전히 차분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바로 차를 끌고 아주대병원으로 갔다. 지난번에는 차가 없을 때라 카카오 택시를 불렀는데, 이번에는 우리 차가 있어 아내가 준비하는 동안 내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 왔다. 집에서 가까운 큰 병원이 수원의료원과 빈센트병원이 있는데, 지난번 경험으로는 거기 응급실에는 소아과 의사가 없었다. 수원에서 소아과를 다루는 응급실은 아주대 밖에 없다.


당황한 나도 응급실로 가는 길에 속도위반은 하지 않았지만, 신호위반은 여러 번 했다. 파란 불이 막 들어왔는데도 무시하고 그냥 갔다. 아들 요한이의 의식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집 나간 나의 정신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을 때이다.


지난번과는 달리 대기실에서 응급실로 들어가는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았다. 바로 들어갔다. 보호자는 1명만 함께 들어갈 수 있어 아내 에미마가 들어갔다. 아내 에미마가 한국어 일상회화는 능숙하게 잘하나 병원에서 진찰 시 간호사나 의사가 말하는 전문용어를 아직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아들 요한이의 말을 엄마 에미마가 가장 잘 이해한다.


응급실에 들어가서 진료 전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지난번과 또 하나의 다른 점은 응급실 베드에 자리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응급실 의자에 앉아 아내 에미마가 힘들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응급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무슨 이유에서인지 베드를 내주지 않았나 보다.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아내에게서 전해 들은 것이라 잘은 모른다. 지난번과 비교하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다. 어떤 이유 때문에 열이 났는지는 모르지만, 아기가 열이 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괜찮다 갑자기 자다가 열이 올라 놀랐지만 말이다. 갑자기 눈뜬 채 의식을 잃은 듯 주변을 보지 못하는 요한이를 보고 놀랐지만 말이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지극히 상투적인 이 문장이 절실하게 떠 오르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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