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쓴 브런치 글에서, 이주 걸린다는 아들 요한이의 비자가 이틀 만에 나왔다고, '네팔에서 한 달 살기'의 공이 굴러가기 시작했다고 썼다.
출근후 얼마 되지 않아 아내 에미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캐나다에서 있는 아내의 오빠가 회사로부터 휴가 허가를 받았고, 크리스마스 전에 네팔에 올 수 있게 되었다. 캐나다 시간으로 금요일에 결과가 나온다 했으니, 우리 시간으로 토요일에야 아내 오빠의 스케줄에 맞추어 우리의 일정도 정할 수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우리 시간으로 금요일 오전 일찍 아내 오빠의 휴가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내 오빠의 일정이 잘 풀려, 우리 세 식구의 일정도 원래 계획대로 내년 1월 2일 들어가서 2월 3일 나오는 것으로 풀렸다. 하나투어에서 대한항공 항공기 왕복 티켓팅을 하고, 돌아기 요한이의 편의를 위해 온라인 대한항공에 들어가 부가 비용을 내고 전방 선호좌석예약까지 마쳤다.
세 식구 네팔에서 한 달 살다 올 돈이 있어서 가는 것은 아니다. 비행기 티켓 비용은 일단 부모님께서 사 주셨다. 월급 타면 이달 쓸 생활비 남기고 부모님께 보내기로 했다. 돌아기 요한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돈이 들어가기만 하고 나오지는 않는 요한이 통장이 있다. 아내 에미마와 상의하여 그 돈을 빌려 쓰고 장기간에 걸쳐 이자 후하게 쳐서 상환하기로 했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형편에 모아둔 돈은 없고, 그렇다고 전액 부모님 도움을 받아 다녀올 수는 없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최대의 성의가 필요하다. 그렇게라도 우리가 여행경비의 일부를 보태는 것 그 자체에 대하여서는 아내 에미마도 기꺼이 동의했는데, 아내는 "요한이 돈 안 갚으면 안 돼." 하고 웃는다.
외국인이 네팔에서 한 달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은 아니다. 네팔 현지인이 사는 것처럼 살다 오는 것이다. 나는 신혼생활할 때처럼 카트만두 근처 방 몇 개 빌려서 아내 가족 다 불러서 한 달 살다 오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그렇게 한 달 있다 오는 것도 아니다. 가봐야 알겠지만, 주로 에미마 고향의 에미마 집에서 지내다 올 것 같다. 에미마 교회나 대학 친구들은 네팔에 들어가고 나올 때 잠깐 만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다녀오면, 비행기 티켓 값과 가족 지인 선물 외에는, 그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래 저래 들어갈 돈은 많지만, 세 식구가 같은 기간 네팔에 지내며 쓰는 보통의 비용에 비교하면 많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