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자 발표일이 12월 21일이다. 당선인에게는 연락이 갔을 것이고, 출판 계약을 맺었을 것이다. 끝난 일인데 혹시 하는 미련이 있다.
나의 첫 책으로 공모전 응모작을 BOOKK 부크크에서 출판해서 출간 작가가 되어볼까? 잠시 생각해 본다. 브런치 앱이 개편을 하면서, 부크크에서 출판된작가와 작품이 홈 메인에 종종 보인다.
부크크는 기획출판도 자비출판도 아닌 자가출판 또는 POD 출판이라 한다. 부크크에서 책을 파일로 가지고 있다가, 주문 들어오면 주문량만큼만 찍어 보내준다. 교보문고에서 책 한 권 살 돈만 있으면 책을 낼 수 있다. 다만, 내가 편집 디자인 등 인쇄 이전 모든 과정을 직접하여 최종 인쇄 파일을 부크크에 보내야 한다.
책을 주문하면 책을 만들어 보내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걸린다. 이 방식으로 책 내는데 돈이 들지도 않지만 돈을 벌기도 어렵다. 온라인 교보문고에서도 판매할 수 있지만, 일반도서가 아니라 POD 주문제작 도서로 별도 카테고리로 큐레이팅 된다. 온라인 교보문고에서는 살 수 있지만, 오프라인 광화문 교보문고에 깔리지는 못한다.
비용 들이지 않고 나의 책을 ISBN을 찍어 출간하여 도서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부크크의 유혹에 잠시 흔들렸지만, 책을 내서 출간 작가가 되는 것과 그 시기에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책 내는 그 자체가 나의 목표는 아니니까. 글을 쓰고 것과 책을 내는 것은 다른 영역일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영역은 딱 글을 쓰는 데까지다. 나도 어서 책을 내고 싶어 환장한 사람이지만, 책을 내는 것은 출판사와 편집자의 역할이다. 생각을 통하여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해 보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글 쓰는 작가까지이지 책 내는 출판사와 편집자까지는 아니다.
이미 오래전 내 안에서 결론이 난 것인데, 내 글이 책이 되는 날이 오기는 올까 싶으니, 내 자력으로 비용 없이 책 내는 방법까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정답은 정해져 있다. 내 목표가 책 내는 그 자체가 아니니까. 언젠가 책 읽고 글 쓰고 강연 다니며 먹고살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작가, 전업작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이 내 목표니까.
될 때까지 브런치에 글 쓰기로 했다. 다니는 회사에 오랜 기간 적응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적응했다. 동생 회사니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언제까지나 다닐 수 있는 회사다.
낮에는 회사에서 돈 벌고, 밤과 주말에는 집에서 아내 에미마랑 아들 요한이랑 놀고, 출퇴근 길 틈틈이 길에서 글 쓰며, 작가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