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로 여행

한 집에 화장실이 두 개는 있어야 하는 이유

by 최다함


처갓집 화장실은 쪼그려 싼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은 아니고, 여기 화장실의 상당수가 이렇다. 쪼그려 싸고 물통에서 물을 퍼서 내린다. 나는 이곳에서 이방인이라 현지 사정은 잘 모르지만, 아직도 손으로 뒤처리를 하는 것까지는 아닌 것 같고, 여기서도 휴지를 쓴다.


한국에서 화장실이 이렇다면 불편했겠지만, 여기서는 불편하지 않다. 여기는 그런가 보다 한다.


화장실이 불편하게 있다면, 처갓집에 화장실이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2층 집이지만 공동주택이 아니라, 처가 한 가족이 살기 위해 지은 단독주택이라 화장실이 하나다.


현재 처갓집에서 지내는 인구 대비 화장실 수가 적다기보다, 2인 이상 함께 지내는 공간에 화장실이 하나면 힘들다. 두 사람이 동시에 배설 욕구를 느끼면 곤란해진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아파트의 화장실의 평균이 두 개가 되었다. 최근에는 소형 아파트라도 화장실이 두 개 들어간다.


나는 장이 건강하지 않아 화장실이 급할 때가 자주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누가 있으면,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제자리에서 달리기를 한다. 일부러 하는 게 아니라, 똥이 마렵고 급한데 참을 때는, 다리가 저절로 꼬아지고, 제자리에서 다리가 뛰기 시작한다.


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까지는 아닌데, 장이 좋지 않아 화장실을 자주 간다. 처조카 둘이 속이 좋지 않은 오늘 같은 날은 나로서는 참 힘들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네팔에서 첫 토요일 교회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