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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Feb 24. 2023

단양 아쿠아리움 여행 플랜은 일단은 펑크 났지만


"에미마, 3월 1일 는 날 어디 갈까?"

"화서시장은 아쿠아리움에 가고 싶다는데."

틱톡으로 알게 된 아내 에미마의 네팔인 친구가 있다. 우리 옆동네 화서시장에 살아서 화서시장이라 부른다. 화서시장 딸이 우리 아들 요한이의 몇 개월 누나로 같은 또래다.

"그럼, 우리 롯데 아쿠아리움 갈까?"

"거기 우리 저번에 갔었고. 비싸잖아."

"동생이 내 생일선물로 준 롯데상품권 있잖아. 롯데상품권 롯데 아쿠아리움에서는 안 되나?"


우리는 네팔에서 결혼을 했다. 아내 결혼 비자를 받고 한국에 와서 한국 결혼식을 했고, 장인어른 장모님을 한국에 초청하여 모셨다. 그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갔었다.

롯데 아쿠아리움도 롯데상품권으로 결제 가능하다. 화서시장 모녀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세 식구 입장료를 내고 남는다.

"그럼 광교 아쿠아플라넷 갈까? 지난번 갔었던 광교 갤러리아백화점 옆이야. 바로 옆에 롯데백화점이 있으니까. 아쿠아리움 갔다가 밥은 롯데상품권으로 밥은 롯데에서 먹을까?"

"보자."


아쿠아리움을 검색해 보았다. 싸고 평이 좋은 아쿠아리움이 충북 단양에 있었다. 아쿠아리움 구경을 하고, 옆에 남한강 쏘가리 매운탕 특화거리에서 회와 매운탕을 먹고, 옆에 단양 구경시장 구경하고, 거기서 차로 15분 걸리는 산 위 전망 좋은 카페에 가면 좋겠다 싶었다. 산 위 전망 좋은 카페 이름이 <카페 산>이다.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을 먹고 말이다.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여행 플랜을 글 사진 링크로 프레젠테이션이 필요했다. 아내에게 하는 프레젠테이션이기 때문에, PPT 등 보다 스마트폰으로 스크롤 내려 한 번에 볼 수 있는 블로그 글 하나가 최선이지 싶었다.

메모나 문서 앱은 사진 링크 등을 큐레이팅하고 프레젠테이션하기에 최선은 아니다.

블로그에 <단양 여행 플랜>이란 글 하나를 썼다. 글이라고 할 것도 없다. 단양에 아기들 데리고 갈만한 장소를 소개하는 링크와 지도를 삽입했다.


결과적으로 안 가기로 했다. 그때 부모님께서 일 보러 집에 올라오신다. 우리가 어디 간다 하면 "우리 신경 쓰지 말고 너네 계획 대로 해라." 하신다. 나는 부모님께서 올라오셔서 아침 일찍 나와 밤에 늦게 들어가면 좋겠다 싶었다. 휴일 날 먼데 가려면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기도 하고 말이다. 착한 며느리 입장은 또 다른가 보다.

결국은 3월의 공휴일은 우리 세 식구만 롯데상품권 가지고 동탄 롯데에 가서 점심 먹고 놀다 오기로 했다.


나의 <단양 여행 플랜>이 아내의 마음에 들기는 들었나 보다. 언제 월차 쓰는 평일 날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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