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약 타고 나오는 길에 화장실에 들렸다. 소변을 보는데 무시무시한 경고가 붙어 있었다. 위의 사진이 그 경고문인데 집에 돌아와 카드 뉴스로 만들어 본 것이 아래이다.
담배 피우다 걸리면 꽁초 대신 다른 걸 잘라버리겠다는 경고문이었다. 건물주가 직접 저런 경고문을 붙이지는 않았을 테고, 건물 관리인이 붙였을 것이다. 꽤 큰 오피스 빌딩이기 때문에 모르긴 몰라도 건물주가 직접 관리하지는 않을 테고, 아마도 빌딩관리용역업체를 통해 관리인을 쓸 것이다.
여기서 '다른걸'은 '거시기'와 같은 뜻일 것이다. 이 사진과 관련 글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렸더니 아내가 내가 화가 나도 절대로 그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깔깔 웃으며 농담을 했다. 나는 담배를 피웠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아내와 결혼하기 전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담배 피우는 친구들을 만날 때 담배를 잠깐 피웠다가 바로 끊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두세 갑을 한 번에 줄담배를 피기도 했지만, 계속 피지는 않고 바로 담배를 끊었다. 이제는 더 이상 담배 필 이유가 없어서 손도 대지 않지만, 아내가 담배냄새를 질색하고 싫어해서, 더 이상 담배에 손을 대지 않는다. 술도 마찬가지이다. 술은 정말 마시고 싶을 때는, 마트에 혼자서 뭐 산다고 나가서 캔 맥주 작은 것 하나 마시고 맥주 캔을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버리고 집에 들어온다.
건물 관리인이 흡연자들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났나 보다. 오피스 빌딩이라 병원이나 스튜디오의 손님들이 필수도 있지만, 그 층에서 상주하여 일하는 오피스의 직원들이 습관적으로 계속 담배를 피워 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