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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n 17. 2023

글쓰기로 우주 정복, 팀라이트


팀라이트는 내가 좋아하는 브런치 작가님들의 모임이다. 팀라이트에서는 인사이트나이트라고 줌 강연을 한다. 별 일이 없는 한 매달 듣고 있다.


팀라이트가 첫 번째 에세이집을 냈고, 열세 명의 팀라이트 작가님들이 참여했다. 서평단 모집에 당선되어 책을 선물 받았는데 삶의 여유가 없어 오늘에야 서평을 쓰게 되었다. 팀라이트에는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오늘 제대로 된 서평을 남기기는 어려울 듯하다. 오늘은 가볍게 읽고 가벼운 서평을 남긴다.


나의 꿈은 직업으로서의 작가다. 우리 동네에 스타필드를 짓고 있다. 올해 12월 오픈 예정이다. 우리 동네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에서 책 읽고 글 쓰고 문화센터가 들어오면 거기서 강연하는 작가가 되는 것이, 소박하면서 사치스러운 나의 꿈이다.


나는 글쓰기로 우주정복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계적인 작가라는 게 노벨문학상이나 부커상 등의 수상을 꿈꾸는 것은 아니다. 책을 쓰면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도서시장에 팔리고, 그래서 가끔 강연 다니러 해외에 출장 다니면, 그게 세계적인 작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세계적인 작가가 되고 싶은 욕망은 사실 지극히 소박한 욕망 때문이다. 그런 세계적인 작가가 되면, 우리 동네 스타필드에서 책 읽고 글 쓰고 문화센터에서 강연하면서 먹고사는 소박하고 사치스러운 꿈이 자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그런 거다.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입니다.


팀라이트 스테르담 작가님의 이 말을 나는 제일 좋아한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서 직업으로서의 전업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글 써서 책 내는 것을 직업처럼 하면 직업으로서의 전업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문장을 쓰신 스테르담 작가님의 원뜻과는 벗어나는 해석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쓸 목표를 가지고 하나의 기획으로 여러 편의 글을 써보는 것. 실제 그것이 책으로 나올지 말지는 훗날의 이야기이고, 설령 안 나오더라도 하나의 주제를 이리 보고 저리 보며 글을 풀어내는 과정은 꽤 괜찮은 글쓰기 단련법이지 않을까.


영국에서 종이접기 수공예 작가를 하시며 책도 몇 권 내신 팀라이트 영글음 작가님께서는 책 쓰기를 목표로 삼아도 되는 이유를 쓰셨다. 책을 쓸 목표를 가지고 하나의 기획으로 여러 편의 글을 쓰다 보면, 그것이 책으로 나올지 말지는 훗날의 이야기라도, 출간 목적의 글쓰기가 꽤 괜찮은 글쓰기 단련법이라는 것이다.


나는 영글음 작가님과 생각이 대동소이하다. 내가 책을 쓴다고 그게 출판이 될 수 있을지 팔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한 권 한 권 책을 써내야 한다. 그리고 그게 출판이 될 수 있는 길을 뚫어 보아야 한다. 공모전 응모와 투고를 생각하고 있다. 출판편집디자인 과정을 배웠고, 회사에서 아무거나 다하는 스타트업 매니저로서 디자인 업무도 해왔기 때문에, 1인 출판사 창업도 생각해 보았는데, 내 책만 내더라도 비즈니스의 영역이라 생각해서 그것은 접었다.


나는 지금 내 글이 출간이 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 없느냐 따지지 않는다. 그냥 한 권 한 권 책을 완성할 것이다. 지금까지 써 온 초고가 몇 권 분량은 있다. 물론 그 초고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지만 말이다. 지금 나의 글쓰기는 책 쓰기이나, 나의 글쓰기 역량의 성장을 위한 책 쓰기가 아니라, 책 쓰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 돈이 되는 책 쓰기를 해야 하는 게 지금 내 상황이다. 내 인생에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는, 나를 스스로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글 써서 밥 먹는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한 권 한 권 책을 쓰는 것이다. 책을 쓰는데 까지만 내 일이고, 그 후에는 내 책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해 같이 먹고 살 다른 사람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그런 사람이나 그런 분야를 찾아다니는 것까지는 내 일이다. 공모전 응모나 출판사 투고가 그 길을 찾는 방법 중 하나다.



그냥 쓰고 싶다


팀라이트 나모다 작가님은 영어교사를 하시며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제1바이올린 단원을 맡고 계신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로 그냥 쓰고 싶다고 하셨다. 나도 그냥 쓰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고, 내가 그것 하나만 했을 때 제일 잘할 수 있는 일도 글쓰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해서 행복하고 세상에 의미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글쓰기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그런 이유라면 사실 취미로 써도 된다. 여유가 있을 때만 쓰면 된다. 그런데 그게 안 된다. 무당이 신을 모시지 않으면 시름시름 앓는 신병을 얻은 것처럼, 나는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글병이 들었다. 그리고 글을 써야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글 써서 돈 벌기 위해서다. 그냥 쓰고 싶고, 쓰는 게 좋다면, 나는 글을 놓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글을 취미로만 가볍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되지도 않을뿐더러, 내가 병이 들뿐만 아니라, 지금 사는 삶이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것이지, 미래가 없다. 글을 써서 돈을 벌기 위해 나는 글을 쓴다.


나는 항상 작가라는 직업을 선망했었다.... 나는 우리 남편이 책을 출판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것은 아주 큰 착각이었다. 문제는 남편이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나만큼 원하는 줄 알았다.


남편이 작가가 될 것이라 생각하다가 본인이 작가가 되신 팀라이트 홍이 작가님이시다. 클래스101X브런치 브런치북 AI 클래스 프로젝트를 수상하셨다. 수신자를 남편으로 적고 일기처럼 남편에게 1년 동안 400장 가까이 편지를 썼는데, 남편의 입장을 알고 보니 남편에게 보낼 의미가 없어졌고,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는 통하지 않는 남편과 대화법에 관한 책이 되었다.


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짝사랑으로 끝난 고등학교 2학년 때 첫사랑 소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도 1년 동안 노트에 편지를 써 생일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결국 못 준 그런 한 권의 작은 책이 있었다. 보내지 못했고, 내 서랍 깊은 곳에 있었는데, 그게 어디로 사라진 지는 모른다. 나의 글쓰기는 일기나 교육을 통해 시작되지 않았다. 나의 글쓰기는 그때 일 년 동안 쓴 소녀를 향한 한 권의 편지 책으로 시작되었다.




팀라이트 모든 작가님들의 글에 대하여 코멘트를 하며 나의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 리뷰는 여기까지만 쓰기로 했다. 오늘 내가 쓴 작가님들의 작품만 유독 내 눈에 들어와서는 아니다. 앞에 선착순 3분에 글에 대해 코멘트를 하며 나의 글을 쓴 것이다.


다음에 계속하겠다도 아니다. 팀라이트 첫 에세이집 <글쓰기로 우주정복>에 대한 리뷰는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내 일상이 있어서 그 이상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집 앞 도서관으로 나왔는데, 다시 아내와 아들이 있는 스위트 홈으로 약속된 시간까지 돌아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글을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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