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쓰는 신인 작가는 책을 내면 인생이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고. 책을 만드는 에디터가 본 현실은 책을 내도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고.
대부분의 작가는 책 내도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책을 쓰고자 하는 작가는 많으나 책을 읽고자 하는 독자는 없는 지금은 만 권만 팔려도 베스트셀러라고 한다고. 출판사 입장에서는 1500권 만 팔려도 손익분기점은 넘는다고 하니. 그러나 작가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책 한 권 내서 만 권이 팔려도 전업작가로 살기에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그런 차원에서 책을 내도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꾼 작가가 존재한다. <언어의 온도>의 이기주 작가 정도면 책 한 권이 써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꿀만한 필력이 현재 나에게 있다고 자신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난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바뀌어야 한다. 나의 인생을 바꾸는 나의 책이 첫 책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 책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책을 내봐야 알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책이 죽을 쑬 수도 있고, 기대하지 않던 책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내가 쓴 브런치 글들만 해도, 기대했던 글이 반응이 없기도 하고, 기대하지 않던 글이 반응이 뜨겁기도 하다.
내 안에 다른 사람이 경험하지 않은 나만이 경험한 그런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에 독자가 관심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독자 이전에 독자와 작가를 매개하는 출판사와 에디터가 내 글과 저자인 나에 대하여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