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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l 04. 2023

퇴사를 했다. 글을 쓴다. 다시 구직도 생각한다.


퇴사를 했다. 딱 올해까지 다니던 회사를 올해까지 다니고 퇴사하는 것이 나의 원래 계획이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수원의 집 가까운 곳에 가볍게 다닐만한 직장을 찾아 올해까지 다니는 것이 Plan B였다. 올해 책 한 권 써서 빵 터져, 내년부터는 글 써서 돈 벌어 생활이 되는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는 게 나의 스케줄이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였다. 하룻밤 사이 조울증 원 사이클 안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나에게 일어났다. 아마도 경미하게 조울증이 재발했었는지도 모른다. 약물과 상관없이 혼자 훌쩍 부산 해운대로 떠나 하룻밤 바람을 쐬니 스스로 안정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게 되었다. 


아내 에미마가 싸 준 도시락을 들고서 9시에 도서관에 와서 6시에 도서관을 나선다. 어떤 날은 도서관에 오는 길에 아들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준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 나와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참 좋다. 이런 삶이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다.


어쨌든 지금은 어떤 의미에 질병으로 일을 잠깐 쉬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난달 월급과 퇴직금으로 몇 달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대상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실업급여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최대 6개월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면 당장이라도 구직활동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7월 한 달은 도서관에서 책 읽고 글 쓰면서 쉬고, 8월부터는 구직활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당장 나에게 기적이 일어나서 작가로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조금 안정이 되면 글 써서 돈 벌 수 있을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아야 한다.


사실, 이제 가장 큰 고민은 다른 것이다. 내 글이 독자들이 돈 주고 사보고 싶은 글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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