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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l 07. 2023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도서관에서 글 쓴다


퇴사를 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쓴다. 다른 일 안 하고 글만 쓴다고 해서, 아직까지는 더 효율적으로 글을 쓰거나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다만,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나와 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아들 요한이는 더 행복해졌다. 아내 에미마는 복잡하다. 현재로서는 더 행복해진 면과 더 불행해진 면이 교차해 보인다.


단기간 글쓰기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8월부터는 구직활동을 시작할 것이고, 6개월 안에는 새로운 직장을 가까운 곳에서 찾을 것이다. 지금은 나에게 정신적인 요양이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도서관에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는 시간이 나에게는 쉬는 시간이다. 평생 이렇게 요양하듯이 쉬는 삶으로 경제생활도 하고 그렇게 살고 싶다.


도서관에 오는 길에 아들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었다. 어린이집에 완전 적응한 요한이는 '아빠, 바이 바이'하는 것보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는 반 교실로 들어가는데 바쁘다. 어제는 어린이집에서 화장실박물관 '해우재'에 견학을 다녀왔나 보다.


생각보다 글이 잘 안 써진다. 글이 안 써진다기보다는 막히는 부분이 한 군데 있다. 나는 거기서 지금 멈추어 있다. 나는 한 번에 후딱 쓴 글보다, 아주 오랜 시간 쓴 글을 정리하는 게 더 어렵다. 훈련된 글쓰기라기보다는 필로 쓰는 글쓰기라서 그렇다.


이번주에 4권의 책을 읽었다. 한 권은 서평단 서평을 위한 의무적인 글쓰기의 관한 책이고, 세 권은 책 쓰기에 관한 일종의 작법서이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책과 연관이 되거나 그 책에서 소개하는 다른 책이 읽고 싶어 진다. 그렇게 되면 글 쓰는 시간이 줄어든다.


읽는 시간과 쓰는 시간이 따로 있다. 지금 나의 시간은 쓰는 시간이어야 한다. 오늘 하루는 막힌 글 하나와 씨름을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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