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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l 07. 2023

나와 나의 글에 관심이 있는 출판사나 에디터가 있을까?

이제는 지 혼자서도 유모차에 올라간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소녀를 향한 사랑이 시작되었다. 소녀는 같은 학교 같은 동아리 친구였다. 나는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짝사랑으로 끝난 첫사랑은 상사병이 되었고, 상사병은 군대에서 조울증에 걸렸다.

요즘 내가 가끔 궁금한 것은 그때 그 시절 내 곁에 나에게 관심이 있는 다른 소녀들이 있었을까? 소녀 말고 내가 관심을 가졌다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을 다른 소녀들이 있었을까?

고등학교 2학년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학교는 남녀공학 남녀각반이었다. 1반에서 5반까지는 남자 반이었고, 6반에서 10반까지는 여자 반이었다. 소녀는 6반이었다. 그때 8반에서 나 최다함이 인기가 있었다. 뭐 때문에 인기가 있었는지, 그 인기는 어떤 종류의 의미였는지, 그건 모른다. 아무튼, 학기 말에 과자 같은 것 사놓고 반 파티를 했는데, 쉬는 시간에 나 최다함이를 데려오자고 했었나 보다. 지금이라면 그냥 가서 한 마디 하고 노래 한 곡 부르고 왔을 것이다. 그땐 뺐다.


소녀가 내 마음에 떠나고 난 이후에도, 청춘의 때에 나는 다른 여자들을 사랑했다. 내가 사랑한 여자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마다 조울증은 재발하였다. 아내 에미마를 만나고 난 이후로 더 이상 조울증이 재발하지 않았다. 나의 개인적인 주관적 진단이 아니라, 주치의의 객관적 진단이다.

요즘 내가 가끔 궁금한 것은 그때 그 시절 내 곁에 나에게 관심이 있는 다른 여자들이 있었을까? 힘든 시기에 나의 한 마디로 힘이 되었다는 여자도 있었다. 나에게 같이 새벽기도를 다니자는 여자도 있었다.

내가 사랑했던 여자들 말고, 내가 사랑했었더라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을 다른 여자들이 있었을까?


과거의 내가 사랑했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썰을 푼 것은 아니다. 내가 브런치에 쓰는 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썰을 풀어 본 것이다.


어쩌다 브런치 제안하기가 오기는 한다. 그런데 의미 있는 제안은 아직까지 없다. 아직까지 출판사나 에디터에게서 온 브런치 제안은 없다. 출간 제안을 받을 만큼 완성된 글을 쓰지는 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어제 읽은 브런치 글의 작가님은 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떨어졌다. 그런데 출판 프로젝트 당선작 발표일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원래 관심이 있었는데 다른 작품을 선택했었다고. 그 출판사에서 선택을 안 해도 다른 출판사에서 당선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관심이 있다고 계약하자고.

그렇지만 요즘 내가 가끔 궁금한 것은, 나와 나의 글에 관심이 있는 출판사나 에디터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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