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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l 20. 2023

나의 꿈은 도서관에서 책 읽고 글 쓰는 작가인데

지금은 도서관에 앉아 있는 백수다


퇴사를 했다. 나의 꿈은 도서관에서 책 읽고 글 쓰는 작가이다. 지금 나는 도서관에서 책 읽고 글 쓰는 백수이다. 책 읽고 글 쓰고 있다고 하기도 민망하다. 도서관에 앉아 있다. 휴게실에서 아내가 싸 준 도시락을 먹는 점심시간과 화장실을 가는 시간 외에는 도서관 의자에 앉아 있기는 하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의미를 두기로 한다.


퇴사를 하고 처음에는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다시 잠에 들어 7시에 깨기 싫어 바로 밖으로 나가 집 근처 공원에 산책을 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집 근처 산책을 하고 오면 아내 에미마도 기분이 좋다. 아들 요한이가 아직 아기라서, 아내 에미마랑 나와 같이 운동을 하지는 못한다. 내가 집에 있는 저녁 시간에 내가 아들 요한이를 보고 재우고 아내 에미마는 헬스장에 다녀온다.


요즘은 아침 7시나 8시가 되어서야 일어난다. 일어나 머리를 감고 옷을 입고 아내가 준비한 아침을 먹고 이를 닦는다. 아내가 내 도시락을 싸 주는 동안, 나는 아들 요한이의 치카치카와 세수를 시켜주고, 아내가 골라 준 요한이 옷을 입힌다.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그 길로 도서관에 온다.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일은 내가 도서관에 올 때 하고, 요한이를 집에 데리고 오는 것은 아내가 한다.


금방 돈이 될만한 의미 있는 글쓰기 활동은 하고 있지 못하는 상태다. 도서관에 자리 하나를 잡고, 노트북을 열어 놓고, 도서관 의자에 앉아 있다.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지는 못하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 노트북을 켜 놓고 앉아 있다. 저녁 6시나 조금 빠른 날은 5시에 집에 가면, 아내가 해 준 저녁을 먹고 아내가 헬스장에 가는 사이 아들 요한이랑 놀고 재운다.


지금이 딱 좋다. 지금처럼 살고 싶다. 이렇게 살면서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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