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스토리 2023

by 최다함

history 역사가 his story 예수님의 이야기라고 아주 오래전 어느 목사님의 설교에서 들은 기억이 있다. 그 어느 목사님이 누구였는지 전혀 기억에 없다.


역사가 예수님의 이야기인 것은 기독교인의 신앙고백이겠으나, 영단어 history의 어원이 예수님의 이야기는 아니다. 남자에 의한 역사가 아닌 여자에 의한 역사로 herstory를 쓰기도 하지만, 애초에 영단어 history의 어원이 남자의 이야기도 아니다. history는 탐구 조사 등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historia에서 온 단일어이다.




나는 빠른 80년생으로서 79년도생과 초중고를 같이 다녔다. 1년 재수하고 99학번이 되어 80년생과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신입생 때 처음 한 일이 학교 전산실로 학과 선배를 따라가 이메일을 만드는 것이었다. 집에 컴퓨터가 있었지만 아버지께서 주로 사용하였고, 나는 한타 영타 타자 연습이나 하는 정도였다.


그때는 내 이름 그대로 따 daham이라는 ID를 만들 수 있었지만, 곧 선점되어 더 이상 내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 수 없었다. 내 이름 그대로 쓰면서도 나 홀로 쓰는 고유한 퍼스널 브랜드가 필요했다.


daham + story = dahamstory


나의 대부분의 인터넷 계정의 ID가 dahamstory이다.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블로그 이름도 다함스토리였다.


내 평생 삶의 이야기가 역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그때는 있었다.




12번 떨어지고 13번째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매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를 하고 있다. 올해는 네 작품을 응모했다. 그동안 발행했던 브런치북들을 정리해 응모했다. 당선작이 될 만큼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첫 책을 출간하여 작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공모전 응모 결과를 기다리며 연재 브런치북을 시작했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기존에 써 왔던 글들을 지금 시점에서 다시 쓴다.


나의 첫 책은 내 이야기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자서전은 아니지만 자서전적 에세이다. 마흔셋의 나이에 아직 성공보다는 실패의 위치에 있는 처지에 자서전을 쓸 입장이 아니라고 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 나이나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가 단행본 한 권 분량이 될 수도 있고, 실패한 이야기도 자서전이 될 수 있다.


실패한 이야기를 쓴 책이 내 마흔셋 인생의 첫 성공이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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