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두 번 봤다. 모두 넷플릭스를 이용했고, 한 번은 휴대폰으로 한 번은 TV의 큰 화면으로 보았다. 전개와 결말까지 이미 다 알고 보았음에도, 흥미롭게 본 걸 보면 이 영화의 몰입도가 높은 것 같다.
영화 <서치>에서 특별한 주제의식이나 상징성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영화를 전개해나가는 기법에 있어서 굉장히 혁신적이었다고 확신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컴퓨터 모니터를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것은, 그러면서도 영화적 배경. 설정을 충분히 설명했다는 것이다.
초반부, 파멜라의 사망은 엄마가 집에 오는 날짜가 미뤄지다가, 결국 삭제되는 온라인 달력을 통해 나타난다. 딸 마고의 YOUCAST 영상을 보던 데이빗은 딸의 어두워진 표정을 계속 돌려본다. 자신이 경기를 함께 보자고 딸을 부른 직후의 표정이라, 딸에게 죄책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후반부 온라인 장례를 치르기 위해 동영상을 고르던 중, 몇년 전 'Happy Father's Day'를 기념하기 위해 찍은 영상을 지워버린다. 사건 이후에 계속해서 자신은 좋은 아빠로 불릴 자격이 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이렇게 온라인 화면 상의 다양한 장치를 통해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이 묘사된다.
무엇보다 영화 <서치>는 결말까지 힘있게 달려간다고 느꼈다. 반전을 거듭하며,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고 범인이 누구인지 계속해서 궁금하게 한다. 결국 결말을 알게 되었을 때, 초반. 중후반 부의 모든 장치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결말을 뒷받침해왔음을 깨닫게 된다.
한국계 미국인이 나와서 참 반가웠고, 새로운 영화기법의 시도에 "이렇게도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저예산 고효율이었던 영화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