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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희희 Dec 13. 2023

캐나다 유학? 그냥 멋있어 보여서.

내 인생을 바꾼 18살 그날의 선택

"다희야, 너 유학 갈래?"

여느 때와 다름없던 평범한 저녁. 엄마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유학이라니.

우리 집은 평범하디 평범한 가정이었고, 한 번도 부자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소시민이었다.

그 당시 나에게 유학은 부잣집 도련님, 아가씨만 갈 수 있는 먼 세상 이야기였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유학을?


갑자기 웬 유학인지 여쭤보니, 친척 이모부네가 회사 일로 캐나다 출장을 나가게 되었다는 것.

이모부를 따라 가족들이 함께 캐나다로 가서, 사촌언니가 거기서 학교를 다닐 예정이라고 했다.

엄마는 나도 함께 이모네 집에서 살면서, 유학생활을 해보는 게 어떤지 제안을 하였다.


당시 내 나이는 18살. 봄이었고, 이제 막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우리들은 역대급 수능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2학년이면 당연히 수능에 대한 부담감이 스멀스멀 올라올 수밖에 없던 시기라서, 나는 혹할 수밖에 없었다.


'유학 가면 수능 안 봐도 되잖아?'


지금 생각하면 참 경솔한 생각이었지만, 그 당시의 나에게는 수능을 피할 수 있는 달콤한 도피처로 느껴졌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했던 생각이지만, 그때는 유학을 간다니 왠지 성공이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여기저기 어깨너머로 주워들은 정보들과 미디어에서 보이는 유학의 모습-

외국 유학만 다녀오면 어디에서든 승승장구하며 나아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그래서 그냥 멋있어 보였다. 18살 사춘기 고등학생에게 캐나다 유학생이라는 타이틀은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성적도 외모도 성격도 모두 평범한 학생이었던 내가 유학을 간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마냥 특별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고 덜컥 유학 제안에 승낙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내 인생과 가치관을 뒤바꿔놓았으며, 

아직까지도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선택이다.


18살에 혈혈단신으로 캐나다에 넘어와,

냉혹한 현실에서 치열하게 버텨낸 나의 생존기를 이제부터 기록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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