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있는 서점

모슬포 동네 책방 - 어나더페이지

by 임다희


요즘 내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공간은 화려함보다는 필요한 것들 만이 있는 알맹이 꽉 찬 공간들이다. 지난 추석 연휴 때 부모님이 계신 제주 대정읍 모슬포에 갔다가 들른 동네 책방 언아더페이지도 이런 공간 중 한 곳이다.



책방에 막 도착했을 때 독서모임이 막 끝났을 즈음이었던 것 같다.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작은 유리문을 열고 나오는 중이었다. 조용한 시골 동네를 지키는 조용한 책방 이겠거니 했는데, 7-8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는 광경을 보자니 여기가 모슬포 핫플레이스(hot place)인가 했다. ('소금 빵'으로 유명한 수애기 카페처럼 해변가에 있는 카페만 말고는 대부분 가게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4A6390F8-B1EA-476D-8515-53F7A7FA9D9C.jfif



고즈넉한 시골 풍경에 생기 있는 붓터치

여느 제주 시골집 같은 외관에 파란색 어닝이 눈에 들어온다. 파란색이 돌담 있는 고요한 집들 사이로 활기를 불러왔다. 드르륵 경쾌하게 밀리는 출입문을 열고 책방 안으로 들어갔다. 얼추 공간을 훑었는데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아 보였다. 책방 주인장님이 정성스럽게 선정한 책들이 벽장과 테이블 위로 빼곡히 진열되어 있었다. 주목받고 있는 신간 책들, 환경, 자연, 생태, 사회적 약자들에 관한 책들, 그리고 독립 책들까지 시골 작은 책방이라도 요즘 세상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는 책방지기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주인장의 열정을 알게 되면 책방을 찾은 손님 역시 책을 고르는데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78EE0E70-97C8-4C87-9707-D1BAFC7214CA.jfif



주인장의 결이 묻어나는 책방

책 한 권을 고르고 계산을 하는데, 이벤트 선물로 원고지 메모지와 재생 연필을 챙겨 주셨다. 초등학교 백일장 시절을 떠올리면서 만들었다며 상냥한 말투로 설명해 주신다. 몇 마디 나눈 틈을 타서 책방 사장님께 어쩌다 책방을 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묻기도 했다. 책방을 하게 된 계기, 책방을 해서 좋은 점과 힘든 점에 대해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5분 정도 짧게 나눈 대화였지만 정감 있는 책방 느낌이 어디서 비롯되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아버지 고향이 모슬포라서 방문하게 되었다고 애써 그녀와 나의 연결고리를 얘기했더니 대정읍 사람들의 인터뷰 지도 덤으로 주신다.


오픈한 지 2년 정도 되었다는 모슬포 책방_언아더페이지 오래오래 모슬포를 지켰으면 좋겠다. 로컬을 지키는 동네 책방이 되기를 바라면서 다시 모슬포에 오면 꼭 다시 들리겠다고 약속을 하고 책방을 나섰다.




모슬포책방 어나더페이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하모로220번길 19

https://www.instagram.com/anotherpage_books/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