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2시가 지나서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낮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는데, 오후 9 시인 지금은 비가 꽤 많이 오고 있어요.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들이치는 빗방울 소리가 듣기 좋아서 그냥 두었는데, 창가 바로 앞에 둔 책상 앞에 앉아 있자니 빗방울이 자꾸 뺨을 때려서 결국 창문을 닫았습니다.
한 시간 후면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에서 우리나라 두 번째 경기가 시작합니다. 저녁을 먹고 지난 우루과이전 경기 짧은 영상을 보았습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리자, 90분 동안 전력 질주했던 우리나라 국가 대표 선수들이 자신들이 서 있던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승패와 상관없이 그 모습만 봐도 울컥하더군요. 상대방 골문에 둘레 70센티 정도 되는 공을 넣기 위해 90분간 사정없이 뛰어다녔다는 뜻일 테니까요.
숨이 얼마나 벅차오를까 싶고, 땀은 얼마나 흘렸으며, 90분 내내 뛰어다닌 두 다리는 얼마나 무겁게 느껴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모두 다 토해 낸 사력을 다한 사람의 모습이었어요. 우리나라보다 FIFA 순위가 높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빌드업 축구를 펼치며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서 잘 싸웠다’라는 평가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이런 감동을 받기 위해 축구 경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오늘 가나와의 두 번째 경기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사실 저는 우리나라가 져도 괜찮습니다.
이미 큰 부담을 느끼고 있을 그들에게 저마저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을 그들 선상에 두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는 선수들, 자신들이 기뻐할 만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