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쓰는 글은 어떤 글일까라는 물음에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유퀴즈 손석구 편이 떠올랐어요.
우리의 구 씨가 유퀴즈에 나와서 섹시한 눈빛으로 유재석과 조세호를 매료시키더라고요. 저는 손석구의 늪에서 벗어났나 봐요.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한쪽으로 비스듬히 뉜 얼굴로 지긋이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이 어딘가 간지러워서 계속 바라보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자신만의 표정을 분명 아는 듯 그는 매력 있는 배우임은 확실하더군요. 미대생, 직장인, 영화 연출가 지망생, 이라크 파병, 농구선수 배우가 되기까지 본인의 길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한 그가 대단해 보였어요. 부족함 없는 현실적 뒷받침이 그를 지탱해준 것은 아닐까 싶었지만, 아무튼 여럿 시도를 해왔던 배우 이전의 그의 인생 여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새로운 것을 도전할 때마다 걱정도 있었을 테고, 불안도 했을 텐데 버티든 참아내든 어쨌든 해왔다는 게 멋있더군요.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손석구 배우도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요. 자주 글을 쓰는데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쓴 글을 다시 읽을 때, 솔직하게 쓰지 않은 글은 읽기가 거북하다고 덧붙이는데 참 공감되는 이야기였어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자신은 알겠죠. 그 글의 진심과 진실을요. 손석구 배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글쓰기는 곧 이 세상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은밀한 나를 만나는 순간이자 영원함이다’를 떠올렸습니다.
내 글만이라도 나를 속이지는 말자.
비장해지고 겸허해집니다.
솔직함의 끝이 어디까지인지를 확언할 수 없어요. 솔직하게 쓰려는 마음 태도만으로도 조사는 제대로 썼는지 반문하게 됩니다. 내가 쓰고 싶은 글과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무엇인가를 곱씹게 돼요. 이런 고민이 어렵다가도 또 즐거울 때도 있습니다.
글쓰기의 매력이란 참...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말하듯이 글을 쓰는 게 훨씬 편할 때,
저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